실종 영진호 선원 가족들 사고지점 방문

"태석아...어서 육지로 올라오렴...태석아...누나가 이렇게 왔잖니...태석아...어서 올라오렴..."
지난 달 30일 실종된 강원 동해 선적의 영진호(59t급) 선원 가족 50여명이 7일 울산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 300함과 307함을 타고 실종 해역에 나가 사라진 가족들의 넋을 위로했다.

이들을 태운 해경 경비함은 이날 오후 5시35분께 영진호 실종 지점인 방어진 동방 50㎞ 지점에 도착했고, 가족들은 준비해 간 꽃과 소주를 들고 하나 둘 갑판으로 나가 아직 생사조차 알 수 없는 가족들의 이름을 하염없이 불렀다.

특히 항해사 장태석(48.동해시) 씨의 누나 옥화(50) 씨는 갑판 난간을 꼭 붙든 채 "태석아. 어서 올라오라"며 오열을 멈추지 못하다 주위 사람들의 부축을 받고 겨우 선실로 돌아오기도 했다.

가족들은 가지고 간 흰 국화를 바다 위에 던지고 소주를 부었으며, 몇몇은 자신의 가족이 마지막으로 생존의 흔적을 보였던 장소를 기억하기 위해 휴대전화 카메라로 바다를 촬영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사고 초기에는 영진호가 통신이 끊긴 채 표류하고 있을 가능성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으나 9일째 계속되는 수색에도 발견되지 않자 침몰한 것으로 보고 대부분 체념한 듯 해 더욱 가슴 아프게 했다.

이날 가족들의 비통함을 조금이나마 달래 주려는 배려인 듯 하늘은 화창했고 파도도 0.5∼1m로 잔잔했다.

영진호는 지난 달 29일 오후 2시20분께 선장 장형수(50.강원 삼척시) 씨 등 9명을 태우고 경북 영덕 축산항을 떠나 이튿날 오전 10시40분께 선주에게 "오후 2시까지 방어진항으로 들어가겠다"고 통보한 것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울산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stn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