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풀 꺾이는 나이로 생각하는 40대에 여성들의 성만족도가 가장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한 잡지가 2천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7%가 "40대에 성생활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또한 40대 여성의 82%는 "과거 그 어느때 보다도 지금 성생활이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진행된 다른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젊었을 때 보다는 40대에 좀 더 자주 성관계를 갖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여성의 심리치료를 주로 맡고 있는 제인 폴덴은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성생활이 더 좋아진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며 "우리의 문화는 성관계를 젊음과 연관시키지만 폐경기와 함께 새치가 늘고 피부가 쳐지기 시작하는 40대가 성생활의 정점"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폴덴은 40대가 돼야 여성들의 불안감이 적어지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는 "젊은 여성들은 그들의 외모와 체중 등에 집착하지만 나이가 들면 자신감이 생겨 성관계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은 폐경기가 다가오면서 옥시토신과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줄어드는 대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더 강해진다.

사춘기의 여성들은 육체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양육에 적합한 몸으로 바뀌지만 40대 여성들은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그들 자신의 요구를 최우선에 두게 된다.

자녀들이 모두 성장하면서 여성 스스로를 되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도 40대의 성생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혼외정사에 대한 데이터는 많은 40대 여성들이 남편보다는 다른 사람과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뉴햄프셔 대학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혼외정사를 갖는 가장 일반적인 나이로 여성은 45세이고, 남성은 55세로 나타났다.

여성이 40대에 이르러 성생활에 관심이 커지는 것은 여권 신장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40대 여성의 대부분이 직장생활을 하는 점도 그들이 보다 많은 남성들을 만나 혼외정사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대인 심리학자인 수잔 퀼리엄은 "폐경기는 죽음에 대한 연습"이라며 "더 이상 아기를 가질 수 없고 보기 흉하게 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죽게 된다는 생각이 들면 `살아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성을 탐닉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 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