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탐사장비 활용..삼풍백화점 붕괴때 첫선

경기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강호순(38)에게 2007년 1월 살해돼 경기도 화성의 한 골프장에 묻힌 김모(당시 37세.여) 씨의 시신은 찾을 수 없는 걸까.

과거에는 땅을 모조리 파헤쳐야 땅속에 묻혀 있는 물체가 무엇인지 알수 있었지만 레이더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매설물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이 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콘크리트 더미 속에 묻혀 있는 생존자와 희생자 수색에 처음 사용됐던 이 기술은 현재 물 속에 가라앉은 익사체나 지하 매장 문화재를 찾는 데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3일 KETEC 등 지하.수중탐사 전문업체 등에 따르면 지하에 매설된 시설물이나 시신 등을 땅을 파지 않고도 레이더를 이용해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땅 속에 레이더를 쏘면 특성이 다른 물체가 제각기 다른 전자파를 반사하며 이 반사파를 영상으로 형상화해 지하에 묻혀 있는 물체의 형태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특히 탐사전문업체가 보유한 레이더 장비로 지하 12m 깊이까지 탐사할 수 있어 김 씨의 시신이 골프장 페어웨이 아래 깊숙이 묻혀 있어도 찾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업체 측은 전망하고 있다.

KETEC의 김옥환(52) 이사는 "골프장이 조성되기 전의 지형도와 조성 후의 지형도, 토질의 성분 등을 알면 레이더 장비로 땅 속에 묻힌 시신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탐사하는 데 하루가 걸린다면 탐사 결과 분석에는 그 3배인 사흘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더 장비를 이용한 탐사가 진행된다면 시신을 찾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족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시신을 인도할 수 있게 된다.

연쇄살인범 강은 2007년 1월 6일 김 씨를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의 한 매립지에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주변 공터에 암매장했으나 이 곳에 지난해 6월 16만5천여㎡ 규모의 9홀 골프장이 들어섰다.

피해자 7명 가운데 김 씨를 제외한 6명의 시신을 발굴한 경찰은 2일 강을 데리고 골프장에서 현장검증을 했지만 강이 암매장 위치를 찾지 못해 결국 시신 발굴을 포기했다.

경찰은 3일 관련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검찰과 상의해 시신 발굴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했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