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0년 대한변호사협회를 이끌 차기 회장에 김평우 변호사(63 · 사법시험 8회)가 사실상 확정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09년 서울지방변호사회 정기총회에서 김 변호사를 제45대 대한변협회장 추천후보로 선정했다. 대한변협회장은 이달 26일에 있을 대한변협 정기총회에서 전국 지방변호사회 대의원들에 의해 선출되는데 서울변회가 대의원의 7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사실상 서울변회 추천 후보가 선출되는 것이 관행이다.

김 변호사는 서울변회 추천 후보로 확정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변호사들이 어느 때보다 어렵기 때문에 변호사들의 직역 확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사법연수원 졸업생 가운데 44%가 수료 당시 진로를 정하지 못할 정도로 불황에 시달리는 변호사업계에 새로운 활동무대 만들기에 전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실제로 김 변호사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의 법무 직책에 변호사 채용'과 '부동산 거래 시 변호사가 관여 제도화' '파트타임 법관제' '로스쿨 실무교수 의무 비율 확대' 등의 생계형 공약을 내걸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서로 힘을 합해야 한다"며 "대한변협이 그 구심점이 되고,국민들이 법치주의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생계형 공약과 더불어 사법의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법 절차에서는 국민이 주인이 아니라 판 · 검사가 모든 절차를 주도하는 시대적인 관치사법이 유지되고 있다"며 "모든 판결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판결의 정당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해 전관예우,지연,학연에 얽매인 불공정한 재판을 근절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무녀도'로 유명한 소설가 김동리씨의 차남인 김 변호사는 1967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민사지법에서 법조인 경력의 첫 발을 내디딘 그는 청주지법 등에서 7년간 판사 생활을 했다. 그 뒤 미국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1982년 서울에서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했다. 김 변호사는 대한변협 사무총장,서강대 법대 교수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으로는 김현 대한변협 사무총장이 당선됐다.

글=박민제/사진=김병언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