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로 `용산 참사'의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지만 이번 참사의 직접 원인이 된 옥상 망루의 화재를 촉발한 화염병을 누가 던지거나 혹은 떨어뜨렸는지는 결국 영구미제가 될 공산이 커졌다.

검찰은 참사의 실체적 진실에 최대한 접근하기 위해 당시 망루에 있었던 농성자 13명 가운데 누가 불씨가 된 화염병을 소지했던 `장본인'인지 밝히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수포가 됐다.

검찰 관계자는 30일 "농성자와 경찰 특공대의 진술로는 망루 안에서 화염병을 보긴 봤는데 구체적으로 그게 누구인지를 아무도 지목하지는 못한다"며 "지금까지 (투척자가) 밝혀지지 않았으면 앞으로도 누구인지 모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시 망루내 상황이 경찰의 검거작전과 농성자의 격렬한 저항으로 매우 급박했고 어두웠던 데다가 농성자들이 복면을 쓰고 있어 누가 화염병을 들고 있었는지 식별이 되지 않는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미 방대한 자료와 증거, 소환자 진술을 토대로 망루 내 화재가 농성자들이 들고 있던 화염병 때문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지은 상태이다.

농성자가 경찰 특공대의 진입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망루에 불을 내려는 고의를 갖고 화염병을 던지진 않았지만 불이 붙은 화염병을 실수로 떨어뜨렸거나 방어 차원에서 던진 것이 큰 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망루에 진입한 경찰 특공대가 불씨가 될 만한 물건을 지참하지 않았고 전기를 사용하는 도구로 불이 났을 가능성도 매우 낮아 화염병 외의 화인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동영상 자료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이 망루의 불로 경찰관 1명을 포함, 6명이 사망한 데 대한 형사적 책임(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상)을 구속된 농성자 5명 중 3명에게 물었다.

하지만 화재 원인으로 결론지은 화염병의 `주인'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못한 상황에서 망루 안에서 경찰에 저항했다는 사실만으로 치사와 같은 무거운 혐의를 이들에게 공동으로 지우는 검찰의 법 적용을 둘러싼 공방은 법정으로 이어져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구속 농성자 측 변호인은 "검찰은 경찰관 1명이 사망한 책임에 대한 형사처벌을 따질 뿐 나머지 5명의 사망 책임은 도외시하고 있다"며 "망루 안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치사 혐의를 묻는 것은 무리한 결론이어서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다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화염병을 누가 던졌는지 밝히지 않아도 충분히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며 "화재원인과 발화지점 등에 대해 사실상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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