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와 지하철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전화가 잇따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18분께 신원미상의 남성이 대한항공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김포에서 울산으로 가는 항공기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경찰과 폭발물처리반, 국가정보원 등이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출발할 예정이던 김포발 울산행 항공편 4대를 정밀 수색했다.

수색 결과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4편 가운데 3편의 출발이 짧게는 16분에서 길게는 1시간56분까지 지연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8시5분께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사무실에 '9시30분쯤 종로3가역을 지날 1호선 열차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 전화를 건 남성은 8시37분께 재차 같은 내용의 협박전화를 걸었고, 경찰과 국정원 요원 등이 해당 열차에 탑승해 수색을 벌였으나 폭발물을 찾아내지 못했다.

협박전화를 받은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열차를 폭파하겠다고 해 요구사항을 말하랬더니 광우병을 들먹이며 횡설수설했다"면서 "노숙자 등이 장난삼아 벌인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 사건과 비슷한 유형의 장난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수사망을 좁혀 나가고 있다.

경찰은 앞서 항공기와 서울 여의도 63빌딩 등에 테러를 가하겠다고 협박 전화를 건 중학생 2명과 인천국제공항 청사 화장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협박한 대학생을 최근 검거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