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보험금 노린 방화 여부 재수사 착수
첫째 부인은 이혼 후 실종..경위 조사중


군포 여대생 납치살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7일 피의자 강모(38) 씨의 네번째 부인이 화재로 숨지고 첫번째 부인은 실종되는 등 강씨 전처들에게서 발생한 석연치 않은 사고들이 범죄와 관련이 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2005년 10월 30일 새벽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다세대주택 반지하 강 씨의 장모(당시 60세) 집에서 화재가 발생, 부인(당시 29세)과 장모가 숨지고 자신과 아들(당시 12세)이 살아 억대의 보험금을 받은 화재가 보험금을 노린 방화가 아닌지 전면 재수사하기로 했다.

당시 발생한 화재로 안방에 있던 부인과 장모가 숨지고 작은 방에 있던 강 씨와 아들은 창문을 통해 탈출, 목숨을 건졌다.

화재는 가재도구와 집 내부 18평을 태워 700여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낸 뒤 15분만에 꺼졌다.

경찰은 화재 직전 강 씨가 종합보험에 가입한 사실에 주목, 당시 보험금을 노린 방화 여부에 대해 6개월 동안 내사했으나 범죄를 입증할만한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다.

부인이 피보험자로 가입된 보험은 화재 발생 1∼2주 전에 2건, 1∼2년 전에 2건 등 모두 4건이 가입돼 있었으며 수령 가능한 최고액은 4억3천만원으로 조사됐다.

강 씨는 경찰에서 1억여원의 보험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강 씨는 당시 경찰에서 화재 경위에 대해 "장모 집에 놀러가 작은방에서 자는 데 거실 쪽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아들을 데리고 창문을 뜯고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화재로 숨진 부인은 강씨의 4번째 부인이었고 함께 탈출한 아들은 첫째 부인 사이에서 낳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강 씨 장모 집 화재 수사기록에서 이혼한 첫째 부인(당시 30세)이 2003년 3월 실종됐다고 동거남에 의해 신고된 사실을 확인, 실종 사건과 강 씨가 관련이 있는지 여부도 수사중이다.

강 씨는 첫째 부인과 1998년 이혼했으며 첫째 부인은 이혼 후 경기도 가평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밖에 2년 전인 2006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에 군포.화성.수원.안산에서 발생한 경기서남부 부녀자 연쇄실종사건과 지난해 11월 9일 수원에서 발생한 40대 주부 실종사건에 강 씨가 관계됐는지도 조사중이다.

경기서남부 부녀자 연쇄실종 피해여성 4명 가운데 박모(당시 37세)씨는 2007년 5월 안산시 상록구 사사동 야산에서 알몸 상태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강 씨가 여대생 A(21)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묻은 화성시 매송면 원리 논두렁은 박 씨 암매장 장소와 불과 4-5㎞ 거리에 불과하다.

특히 여대생 A 씨와 박 씨 모두 스타킹으로 목졸려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실종사건 당시 범인의 예상 이동경로에 설치된 CCTV를 분석, 강 씨의 차량이 찍혔는지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또 실종사건을 전후해 범인의 예상 이동경로 이동전화기지국을 사용한 휴대전화와 강씨의 휴대전화를 비교할 예정이다.

경찰은 군포와 안산 등지에서 발생한 성폭행 및 강도 미제사건과 관련해서도 강 씨의 DNA와 범인의 것을 대조, 연루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A씨 살해 이후 포맷된 강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압수, 복구작업을 벌여 여죄 수사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강 씨가 불태운 어머니 소유 에쿠스승용차와 자신의 무쏘승용차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다량의 도구를 발견했다.

두 차량의 트렁크에서는 군용 야전삽과 해머, 쇠스랑, 도끼날, 피임기구, 청테이프, 장갑 등이 수거됐다.

강 씨는 농장을 운영하며 차량에 농기구를 넣고 다닌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군포연합뉴스) 최찬흥 김동규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