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직원공제회가 상조업에 진출한다. 14조원에 이르는 자산 규모를 가진 '큰손' 교직원공제회가 상조회사를 설립할 경우 사업 기반이 부실한 기존 영세 상조업체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종서 이사장은 27일 "올해 중 상조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교직원공제회는 탄탄한 자산과 공신력이 있고 60만 회원 수요가 충분히 받쳐주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교직원공제회의 상조회사는 공제회원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상대로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교직원공제회가 상조업에 진출하는 공식적인 이유는 상조업체들이 지나치게 난립하면서 서비스가 부실하거나 영세업체가 부도를 내는 경우가 많아 회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교직원공제회의 한 이사는 "기존 상조업체 중에는 서비스를 부실하게 해서 회원들의 해지 위약금이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보람상조 등 업계 상위 상조업체들에 따르면 국내 상조업은 2000년대 이후 급격히 성장해 약 3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체 수도 무려 350여개에 달한다.

교직원공제회는 상조업에 진출하면 기존 업체들보다 월등히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이사장은 "김평수 전 이사장이 배임 · 횡령으로 구속되는 과정에서 지난 한 해 동안 회원들이 공제회에 많이 실망했다"며 "상조회 설립을 계기로 낙하산 인사관행을 없애고 회원감사청구제를 실시하는 등 회원대상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