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증·응급약 꼭 지참하고, 미리 의사와 상담해야

요즘 명절 여행길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부담스럽다.

교통체증으로 장시간 차량 속에 갇혀 있어야 하는데다 과식과 과음, 수면부족 등으로 일상적인 생활리듬이 깨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건강한 사람은 명절 후 며칠 휴식을 취하면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되찾을 수 있다.

하지만 평소 지병이 있는 사람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여행 전에 의사와 상담을 받는 게 좋다.

따라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응급상황을 위해 지역 의료기관을 사전에 조사해 놓고, 건강보험증을 지참해야 한다.

여행이나 출장 중 발생하는 긴급상황에서는 타진료권에서도 진료의뢰서 없이 건강보험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만일 보험증이 없을 때는 진료를 받은 후 병원에 비치해 놓은 건강보험증 미지참신고서를 작성, 1주일 이내에 보험증과 같이 제출하면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다.

만약 평소 심장병이 있다면 비행기를 탈 때 주의해야 한다.

심부전증,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의 증상이 있다면 미리 의사와 상의하고 휴대할 수 있는 약을 준비하는 게 안전하다.

하지만 한 번에 12계단 정도를 오르는데 무리가 없다면 오히려 이동은 권장할 만 하다는 게 관련 전문의의 설명이다.

고혈압 환자도 뇌졸중이나 협심증, 심부전 등의 질환이 없고, 과로나 수면부족 등에만 유의한다면 여행에 큰 문제가 없다.

중이염이 심한 환자는 비행기 이착륙 때 기압변화로 고통받을 수 있는 만큼 이비인후과에서 미리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이밖에 개복 수술을 받고 나서 열흘이 지나지 않는 환자, 정신질환이나 알코올 및 약물중독인 사람, 전염병 환자,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피부병 환자도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다.

당뇨환자는 특히 일정한 혈당 유지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여행 중이라도 휴대용 혈당측정기를 지참하는 게 좋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혈당측정이 불가능하다면 평상시 식사시간과 양, 식사내용을 경험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

식사시간을 놓쳐 저혈당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콜릿이나 사탕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당뇨환자는 탈수가 잘 되는 만큼 갈증이 없더라도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미리 준비해 조금씩 마시도록 해야 한다.

발에 상처가 나면 잘 아물지 않는 점도 고려해 꽉 끼는 구두를 피하고 푹신한 운동화를 신어 발을 보호하는 게 좋다.

임산부도 장거리 여행에 주의해야 한다.

임신기간 중에는 가능한 한 장거리 여행을 피하는 게 좋지만 임신 12주에서 9개월까지는 가까운 곳이라면 여행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유산의 우려가 있는 만큼 유산경험이 있거나 쌍태임신, 자궁기형 및 무력증, 양수과다증이 있는 임산부와 임신 초기 3개월과 마지막 달인 경우는 피하는 게 좋다.

여행 전에는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자동차로 이동해야 한다.

단 1시간마다 쉬어야 하며, 음식과 물이 바뀌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임신 32주 이상의 임산부는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가족이 함께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 중 하나가 아이들의 건강이다.

더욱이 아이들은 고향에서 또래 아이들과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바람에 몸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중간 중간 쉬도록 하는 등 관심이 필요하다.

또 아이들에게는 파는 음식을 먹이기보다 집에서 손수 준비해간 음식을 먹이는 게 바람직하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차로 움직일 때는 되도록 아이의 평상적인 생활리듬을 깨지 않도록 시간대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면서 "수면을 방해하면 스스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능력에 지장을 주는 만큼 어른들이 자는 아이를 들춰 안고 가거나 이동을 너무 자주 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