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용산 재개발지역 점거농성 진압과정에서 사망한 농성자 5명의 유족들은 23일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우리가 의뢰한 전문가가 시신을 재부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순천향대병원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부검을 했는데 그곳에 (재부검을) 의뢰한다면 `화재사'라는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문 채취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는데 굳이 부검을 할 필요가 없었다.

신원을 확인할 유품들이 있는데도 굳이 부검을 한 것은 사실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시신이 둔기에 맞은 흔적이 없다'는 국과수 부검 소견에 대해서도 "왜 없느냐. 흔적은 있다.

그것을 우리가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자들의 화염병 때문에 불이 났다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서는 "경찰특공대 때문에 불이 났다.

강제진압이 없었다면 불도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검찰이 발표한 모든 결과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보상 문제와 관련해선 "돈 필요 없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숨진 5명을 생전 모습 그대로 데려와 달라는 것"이라며 "정부가 가난한 사람 편에 서서 대화로 의견을 조정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울러 유족 동의 없이 실시한 부검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이유를 밝힐 것과 시신 발견 당시 고인들이 갖고 있던 유품 목록 공개 등을 검찰에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