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에서 철거민 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하는 인명피해를 낳은 경찰의 강제진압은 2시간여 동안 긴박하고도 끔찍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전날 오전 5시부터 시작된 철거민들의 농성장에 대한 경찰 진압 움직임은 이날 오전 5시50분부터 본격화됐다.

경찰은 한강대로변 8차선 도로를 모두 차단한 상태에서 살수차와 기중기, 컨테이너, 대형 트럭 등을 배치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철거민들의 저항은 서서히 격렬해졌다.

철거민들이 건물 옥상에서 화염병 수십개를 경찰 장비를 향해 던지면서 도로에는 온통 불길이 피어올랐다.

경찰이 본격적인 진압 작전에 돌입한 것은 오전 6시42분.
경찰은 특공대원들이 타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10t짜리 기중기를 통해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렸고, 특공대원들은 문이 열린 컨테이너 안쪽에서 물을 뿌리며 진압에 돌입했다.

경찰은 순식간에 옥상을 장악하는데 성공했지만 철거민들이 지어놓은 5m 높이의 망루가 문제였다.

철거민들은 망루 안에서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불이 붙은 화염병을 깨뜨리는 등의 방식으로 경찰 진입을 막았다.

경찰의 진입 시도로 한 두 차례 좌우로 흔들리던 망루에 불이 붙은 것은 7시24분. 갑작스럽게 피어오른 불길은 전체를 삼켰고 망루는 불이 난 지 1분 도 안돼 무너져 내렸다.

이런 점으로 미뤄 망루 안에 쌓아 놓은 시너통에 불이 한꺼번에 옮겨붙으면서 초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장이 화염에 휩싸이자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춰서서 "이러다가 큰 일 나겠다.

사람이 많이 다칠 것 같다"며 안타까운 탄식을 쏟아냈다.

경찰은 화재 발생 이후 옥상 외벽에 올라타 구호를 외치며 저항하는 철거민 등을 모두 연행되면서 2시간에 걸친 진압작전을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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