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영도 상하이노래주점 화재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영도경찰서는 19일 종업원이 손님의 대피를 도왔는지와 소방시설이 제때 작동했는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상하이노래주점 종업원 서모(25) 씨는 경찰조사에서 "손님방과 도우미 대기실의 벽을 두드려 화재사실을 알리고 대피하라고 소리쳤으며 휴대전화 불빛으로 입구방향을 안내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무사히 탈출한 도우미 여성 3명의 증언은 서 씨의 진술과 엇갈리고 있다.

도우미 여성들은 경찰 조사에서 "벽을 두드리는 소리나 대피하라는 소리는 전혀 듣지 못했으며 휴대전화 불빛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서 씨와 도우미 여성의 진술이 엇갈리자 경찰은 서 씨가 진술한 내용의 사실여부를 가리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화재 당시 소방시설이 작동했는지 혹은 제때 작동했는지를 밝히기 위한 수사도 진행중이다.

소방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상하이노래주점에는 소화기 8개와 자동확산소화기 5대, 유도등 2개, 휴대용비상조명등 8개, 비상벨 7기를 비롯해 가스경보기, 영상음향차단기, 누전차단기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소화기 6개와 휴대용비상조명등 2개만 발견됐다.

반면 자동확산소화기는 7대가 설치돼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자동확산소화기의 분말소화액은 2005년 교체한 뒤 한번도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상하이노래주점의 자동확산소화기를 수거해 소화액이 충분히 남아있는지를 확인하고 화재상황에서 작동하는지를 검증할 방침이다.

한편, 자동문의 전기공급이 끊겨 희생자들이 문을 열지 못해 사망했다는 일부 유가족의 주장에 대해 경찰은 "화재 당시 주 출입구의 자동문은 열린 상태였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처음 진입한 소방관 강모(37) 씨는 "정문으로 진입하는 동안 앞을 가로 막는 것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으며 종업원 서 씨는 "평소 자동문은 항상 전원을 꺼둔 채 영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