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와 같이 춤추고 옹기의 생명력을 체험해 보세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국내 최대 산업도시 울산이 고래와 옹기를 새로운 신성장 엔진으로 지정해 경기 부활에 본격 나서고 있다. 흰수염 고래 등 10여종 58점의 고래 그림이 새겨져 있는 울주군 언양읍의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와 옛 고래전진기지인 장생포 등 울산의 뿌리깊은 고래 자연자원을 관광 및 문화 서비스 산업과 접목시켜 경제 활성화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대 옹기 집산지 울산의 옛 이미지를 새로이 복원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국민소득 4만달러를 넘어선 울산은 더 이상 제조업에만 의존해서는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며 "고래와 옹기는 울산이 환경을 이용해 먹고 살 길을 모색하는 첫 번째 초대형 그린 환경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 고래와 옹기의 이미지는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그린 에너지 육성과도 융합할 수 있다는 게 박 시장의 설명이다. 울산시는 중구 우정동에 들어설 혁신도시를 기반으로 국내 최대 저탄소 그린에너지 메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는 한국석유공사와 에너지관리공단,한국동서발전 등 국내 대표적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이 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어디를 가든 고래관광을 체험할 수 있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이 완료한 고래도시 마스터플랜 용역 결과에 따라 고래테마거리 · 반구대암각화지구와 대왕암공원의 고래체험장 · 고래테마공원 등을 2013년까지 1차 사업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어 고래 관광유람선 운항과 고래컨벤션센터 건립,강동지구의 고래 아쿠아리움 등을 2018년까지 2차 사업으로 추진한다. 울산시는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생산 유발 효과 6130억2000만원,부가가치 유발 효과 2587억6000만원,6423명의 일자리도 생겨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이미 지난해 8월 남구 장생포 일대가 국내 최초의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되면서 울산 남구청은 올해부터 2014년까지 총 158억원을 들여 14개의 고래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이 가운데 돌고래 수족관은 기존 고래박물관 옆 3560㎡에 지상 3층 규모로 54억6000만원을 들여 오는 5월31일 준공한다. 대형 수족관(길이 25m,너비 15m,높이 5m)을 설치해 살아 있는 돌고래 5마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족관 옆에는 우울증과 자폐증 환자가 돌고래 2마리와 함께 놀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고래 테라피센터(길이 6m,너비 15m,높이 5m)도 들어선다. 또 지름과 높이가 각각 6m인 터널형 수족관에는 울산 연안에 서식하는 고기를 길러 바다속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1961년 건립된 고래 해체장도 800㎡ 규모로 복원한다. 이곳에는 고래기름을 짜는 착유동,해체한 고래고기를 저장하는 저장고,해체장비를 보관하는 창고동 등도 갖춘다. 울산 남구청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가 개발되면 연간 343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88억원의 소득 증가,628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용역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고래 관광벨트 구축과 함께 옹기라는 친환경 문화 콘텐츠를 통해 또 한번 울산의 변신을 시도한다. 10월9일~11월8일까지 전국 최대 옹기 집산지인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마을과 남구 옥동 울산대공원 일대에서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개최한다. 전통 옹기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울산을 산업 · 생태환경 · 문화관광이 조화를 이룬 국제도시로 끌어올린다는 취지다. 옹기의 친환경 가치를 담은 '생명의 그릇,옹기'가 주제다.

엑스포조직위는 엑스포 행사장 내에 옹기의 과학적 우수성을 입증할 과학관과 세계 각국의 질그릇을 전시하는 세계관,발효음식을 선보이는 발효관,옹기의 현대생활 적용 사례를 보여주는 생활산업관,옹기 관련 업체의 제품을 전시하는 기업유치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형 옹기 속에 옹기의 역사물을 담는 타임캡슐 묻기,야외에서 옹기 만들기를 체험하는 오감만족 옹기체험장 등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를 통해 국내외 40여개국에서 126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하고 2300억원의 생산 · 소득 유발 효과와 3000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을 거둘 계획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