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손가방.휴대전화 범인 차안에 그대로
"피해자에게 미안해 훔친 물건 버리지 못했다"

광주시내 일대에서 활개를 치던 차량 날치기범이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6일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여성들을 노려 손가방 등을 낚아채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로 강모(40)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15일 오후 광주 북구에서 이모(55.여)씨의 손가방을 빼앗아 달아나는 등 지난해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날치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지난해 9월 광주 서구에서 훔친 김모(30)씨의 은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범행하고, 손가방에 든 귀금속 등을 팔아넘긴 돈으로 생활비를 마련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강씨가 훔친 손가방에 휴대전화가 켜진 채 들어 있는 점을 토대로 위치 추적을 벌여 격투 끝에 붙잡았으며, 범행에 사용된 차 안에서 피해자들의 휴대전화 10여개, 손가방 30여개, 밧줄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강씨의 자백 내용과 훔친 물건에서 나온 여성들의 신분증 및 통장 개수 등을 토대로 피해자가 50명 안팎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피해품을 모두 합한 금액이 3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손가방을 버리지 못하고 차에 두고 다녔다"며 "고리 모양으로 묶은 밧줄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만든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광주 시내에서 차량을 이용한 날치기는 대부분 내가 했다"는 강씨의 자백을 토대로 광주 일대에서 신고된 다른 날치기 범죄와의 연관성을 추궁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주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