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북부소방서 119 구조대원들은 전출 가는 동료에게 구조대가 만들어진 1996년 이후 13년째 '팬티'를 선물하고 있다.

왜 팬티를 선물할까.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화마와 위험천만한 사고현장에서 함께 땀 흘리며 밤을 지새운 동료를 떠나 보내는 아쉬움을 속옷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실제 구조대원들에게 동료는 가족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구조대원들은 각종 사고 현장에 투입돼 인명구조 활동 등을 하면 밤을 새우는 경우가 많아 여분의 속옷이 꼭 필요한 현실적인 이유도 포함돼 있다.

한편으로는 동료의 뜻을 모아 전달한 속옷이 사고현장에서 생명을 지키고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해 달라는 일종의 부적 의미도 있다고 구조대원들은 말하고 있다.

북부소방서 구조대 김동열 소방교는 "저녁 회식 자리에서 속옷을 전달하는 데 현장에서 즉시 입도록 해 웃음이 터지는 등 아쉬움의 자리가 팬티 덕분에 화기애애하게 진행된다"며 "그래서인지 몰라도 북부소방서 출신 구조대원들은 다른 곳으로 가서도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대부분 소방서의 소방관이나 구조대 나름대로 여러 전통을 이어 오고 있지만 북부소방서는 특이하게 팬티를 선물해 오고 있다"며 "주로 가족 간 선물인 속옷을 통해 서로 동료애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min36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