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인터뷰 "납치문제 해결위해 피해자 가족 만날 용의"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범인으로 사형 판결을 받았던 김현희씨가 일본 공영 방송 NHK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한국에서 과거 5년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진상이 왜곡돼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한 보도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이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김씨는 12년전에 결혼한 뒤 공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보도 기관의 인터뷰에 응한 것을 그 이후 처음이다.

북한의 공작원이었던 김씨는 1987년에 일어난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실행범으로 한국 당국에 체포돼 사형이 확정됐었다.

그 후 특사로 형 집행을 면제받고 나서 책 집필이나 강연 활동을 해 왔으나 12년전 결혼한 후에는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

김씨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과거 5년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진상이 왜곡돼, 나와 나에게 (북한에서) 일본어를 가르쳤던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한 보도가 있었다"며 "내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야에코가 북한에 있는 것을 증명하고 납치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인 야에코에 대해 "2년 가량 함께 생활했으며, 그녀로부터 일본에 대해 배웠다.

그녀와는 국적을 떠나 정말로 자매와 같이 살았다"며 "그녀는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5년전부터 공개적으로 다구치 구출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에 대해선 "뉴스에서 봤다.

모자 관계는 감출 수 없지 않느냐. 눈이 똑같이 닮았다.

그렇게 크고 훌륭하게 자란 것을 보고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격했다.

만나서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이 7년전 북일 정상회담에서 야에코를 비롯한 일부 납치피해자가 사망했다고 설명한데 대해 "북한의 기밀을 알고 있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귀국시키면 북한의 공작기관이나 공작원에 관한 정보가 외부에 새나갈 우려가 있으로 (북한은) '납치 피해자가 사망했다'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야에코가 지금도 살아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납치문제 해결에 힘이 될 수 있다면 야에코 가족을 만나 '희망을 가지라'고 호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