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교육인증을 받은 대학의 졸업생에 대해 삼성그룹 등 대기업들이 입사시험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에 따라 인증을 받은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 간 우열차가 뚜렷이 드러날 전망이다.

◆인증 대학 졸업생 취직에 유리

경영교육인증 주관기관인 한국경영교육인증원(경인원 · 이사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15일 "삼성그룹을 포함한 대한상의 회원사를 대상으로 인증 대학 출신 졸업생에 대해 입사시험 때 가산점을 부여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손태원 경인원 부원장(한양대 교수)은 "다음 달 삼성그룹의 첫 월례 인사담당 임원회의 때 경영교육인증에 대해 설명하고 가산점 부여를 권고할 예정"이라며 "4년여를 준비해 지난해부터 경영교육인증을 받은 대학이 나오기 시작했으므로 이를 기업들에 알리고 인증을 활용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원은 지난해 말 대한상의 소속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진 데 이어 2월에도 500대 기업 CEO를 대상으로 브리핑을 가질 계획이다. 경인원은 또 안승준 삼성전자 전무를 비롯해 하이닉스 SK CJ 금호아시아나 코오롱 LG전자 등 대기업과 한국전력 KT 등 공기업의 임원 20여명을 인증자문단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교육 관련 인증은 각 대학의 교육과정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음을 인증하는 제도로 현재 공학 건축학 의학 간호학 등 9개 분야에서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인증에 대해 취직시 기업들로부터 가산점을 받는 것은 공학교육인증 하나뿐이다. 삼성전자는 2006년부터 한국공학교육인증원(ABEEK)의 인증을 받은 학과 졸업생들에 대해 채용 면접시 최대 10%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인원의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경영교육인증을 받은 대학의 졸업생들은 대기업과 대한상의 회원사 취직에 유리해진다.

◆중앙대 등 6개대 신규 인증 부여

경영교육인증은 2004년 국내에 도입돼 지난해 처음으로 인증을 받은 대학이 탄생했다. 경인원은 신청한 25개 대학 가운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난해 10월 동국대 서강대 연세대 충북대 한양대 등 5개 대학에 인증을 부여했다. 이 대학 졸업생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증받은 셈이다.

경인원은 16일 이사회를 열어 경북대 광운대 숭실대 중앙대 아주대 홍익대 등 6개 대학의 인증 획득을 승인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증을 받은 국내 대학이 11개로 확대된다. 이번 인증과정에서는 신청을 냈던 5개 대학이 보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교육인증은 민간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올해부터 인증을 담당하는 인증기관이나 단체에 대해 '인정기관'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경인원이 인정기관으로 지정되면 경인원의 인증을 받은 대학들은 사실상 국가 단위의 인증을 받는 셈이다. 교과부는 지난해 경인원에 9000만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 각 인증기관들이 평가기준 개발이나 인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등 물질적 뒷받침을 하고 있다.

성선화/정태웅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