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우 차관보 둘째 진영씨

오바마 정부 입법보좌관 맡아

한국계 부자(父子)가 대를 이어 미국 백악관에 진출하게 됐다. 지난 7년간 백악관 직속 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65)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퇴임과 함께 장애위에서 물러나지만,그의 차남이 다시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의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 것.강 박사는 13일 둘째 아들인 크리스토퍼 강(32 · 강진영)이 입법관계 특별보좌관으로 백악관에서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강의 백악관 진출은 시카고대 학부 재학 시절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부인인 미셸 여사와 만난 인연이 큰 도움이 됐다. 당시 미셸 여사는 시카고대 학생처장으로 있으면서 신입생 지도교수를 맡았다. 크리스토퍼 강은 오바마 당선인이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할 때도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인 필립스아카데미를 거쳐 시카고대에서 학부를 마치고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듀크대 로스쿨 재학 중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실에서 잠시 일했다. 2005년에는 의회 본회의 최연소 수석 법률보좌관으로 승진했다. 그 해부터 의회 전문지 '더 힐(The Hill)'이 선정하는 '35세 이하의 의회보좌관 가운데 대표적 35인'으로 매년 선정됐다.

강 박사는 "나는 공화당 정권을 위해 7년간 일했지만 아들은 민주당 소속으로 백악관에서 활동하게 돼 부자 간에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인 강 박사는 연세대를 졸업한 후 1972년 미국으로 건너가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까지 노스이스턴 일리노이대 교수를 지냈다.

한편 강 박사의 큰아들 폴 강(강진석)씨는 조지타운대 안과 교수로 역대 미국 대통령을 진료해 온 '워싱턴안과의사연합'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진석씨는 시력을 잃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하버드의대에 진학,안과의사가 됐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