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테샛 최고득점자 조귀동씨가 말하는 고득점 전략

경제이해력 검증시험 '테샛(TESAT)' 1회 시험에서 277점(만점 300점)으로 유일하게 S등급을 얻은 조귀동씨(한국경제신문 수습기자 ·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예정 · 사진)는 테샛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려면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2회 수험생들을 위해 조씨의 테샛 고득점 전략을 소개한다.

좋은 글을 쓰려면 다독(多讀) · 다작(多作) · 다상량(多商量),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테샛도 마찬가지다. 경제학적 사고력을 키우려면 '경제'에 대해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해 봐야 한다. 더욱이 테샛은 단순 암기와는 선을 긋고 있는 시험이니 말이다.

◆미시 · 거시로 기초를 튼튼히

흔히 경제학은 입문이 어렵다고 한다. 복잡한 현실을 설명하는 학문이어서 기초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감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지금 경제원론만 들어야겠다거나,원론을 보면서 독학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버리는 것이 좋다. 테샛 고득점을 얻으려면 원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중급 수준의 미 · 거시 경제 강의까지 듣기를 권한다. 기본을 완전히 마스터하는 것이야말로 테샛 고득점을 위한 첫 걸음이다.

◆경제학 관련 서적을 읽자

필자가 고득점을 받은 이유를 굳이 꼽아보라면 '독서'라고 말하고 싶다. 학과 공부는 소홀히 했지만 경제학 전공자에게 필독서라 꼽히는 책은 거의 다 읽었던 것 같다. 수업을 들으며 의문이나 관심이 가는 분야는 꼭 책이나 논문을 찾아 지식의 폭을 넓히려고 노력했다. 최근 K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커맨딩 하이츠'의 대본이 된 '시장 대 국가'(다니엘 예르긴, 세종연구원)나 국제 금융질서의 형성 과정과 메커니즘을 쉽게 풀어 쓴 '금융공황과 외환위기'(차명수,아카넷) 등은 이번 문제를 이해하는 데 적지 않게 도움이 됐다. 테샛은 이론을 현실에 적용시킬 수 있는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교과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국은행 조사 보고서 등도 챙겨 보기를 권한다.

◆경제신문은 필수

신문 정독은 테샛은 물론 입사 시험에서 요구하는 논술과 시사상식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필자는 신문에서 모르는 용어와 개념이 나오면 사전과 책,인터넷을 뒤지며 익혔다. 신문을 꾸준히 읽다 보면 어느날 자신도 모르게 지식량이 확연히 달라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언제나 "왜?" 라고 생각하자

테샛은 경제학 시험이지만 동시에 논리적 사고력을 묻는 시험이다. '상황판단' 영역의 배점이 3분의 1을 차지하는 데에서도 잘 드러난다. 반짝 공부하는 것으로 성적을 올리기 힘들다는 평가도 그래서 나온다. 그런데 논리적 사고력은 사실 어렵지 않다. 모든 글의 주장에는 근거가 있게 마련이어서 "왜?" "무슨 근거로"라고 질문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경제학적 마인드를 갖자

경제학 수업을 듣다 보면 '직관'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수학적 테크닉이나 논리적 추론 이전에 현상을 경제학적 감각으로 통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경제학적 감각은 일반 상식과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임차인 주거 안정 대책으로 임차료를 자율화하라는 주장이 한 예가 될 것이다.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나야 임차료도 안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적 감각을 갖기 위해서는 꾸준히 읽고 쓰고 생각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본다.

◆주위 사람들과 토론하자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단편 지식을 보배로 만들기 위해서는 토론이 필요하다. 특히 미시경제학은 현실과 관련 없는 단순한 이론 체계 같지만 원리를 완전히 소화하고 나면 다양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필자의 경우 경제학 학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경기 변동,FTA,투자리스크 관리 등 경제학 이슈들에 관해 친구들과 수시로 토론한 것이 경제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다른 사람의 논리를 받아들이며 사고의 지평을 넓혀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성과물을 만들어보자

보고서를 써 보는 것은 어떨까. 정성을 들여 쓴 보고서의 내용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요즘 들어 대학생 대상 각종 논문 공모전도 많이 생겨 입상에 도전해 볼 만하다. 보고서가 힘들다면 경제 현안이나 공부한 주제에 대해 꾸준히 글을 써 보는 것도 좋다고 본다.

조귀동 한국경제신문 수습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