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검찰 고위급 인사가 난 뒤 불만을 품은 검사장이 사표를 제출하는 등 인사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후배와 동기에 밀려 `좌천 인사'를 당한 검사장급들이 검찰을 떠난다면 검사장 추가 승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법무부는 당초 현직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가운데 사법시험 20∼23회 7~8명에게 스스로 물러날 것을 권유해 공석이던 2석을 포함, 검사장 승진 폭을 9~10석으로 늘릴 복안이었다.

하지만 20회 2명과 21회 2명 등 4명만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이날 검사장 승진 인사는 6명에 그쳤고 법무부는 `용퇴 권고'에도 불구하고 끝내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일부 검사장들에 대해 사실상의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동기나 후배보다 낮은 직위로 전보된 경우는 22~23회의 박영관ㆍ김상봉ㆍ조한욱 검사장으로, 박 검사장은 이날 곧바로 사표를 제출했다.

박 검사장은 지난해 전주지검장에서 제주지검장으로 옮긴데 이어 이번엔 대전지검 차장검사로 발령났는데, 새로 부임하는 안창호 대전지검장과 동기이다.

그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때 이른바 병풍 사건을 수사하면서 편파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대업씨가 당시 이회창 후보의 아들 정연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촉발된 `병풍 사건'은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이 일었고, 박 검사장은 지난해 인사 때도 한나라당으로부터 견제를 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광주지검 차장으로 간 조한욱 검사장도 신임 박영렬 광주지검장과 동기.
조 검사장은 승진 때 고교 선배였던 참여정부 고위 인사의 도움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아 이번 역풍을 맞은 게 아니냐는 후문이 검찰 안팎에서 돌고 있다.

또 부산고검 차장에서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옮기는 김상봉 검사장은 서울고검 차장으로 가는 최교일 검사장보다 3회 선배다.

김 검사장은 2006년 제주지검장 재직 시 수사와 관련해 검찰 수뇌부와 마찰을 빚어 이듬해 서울고검 차장으로 밀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에 따라 이들이 모두 사표를 제출하면 검사장 추가 승진 인사가 곧바로 이뤄져 이르면 19일자로 함께 발령이 날 수도 있겠지만 일부는 억울함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모두 사표를 낼지는 미지수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