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돼 구속된 박모(31)씨가 박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주장이 다음 아고라에 제기되면서 네티즌 사이에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아이디 'readme'는 '(진짜)미네르바의 부엉이 뉴스'라는 제목의 글을 아고라 토론방에 올려 "(진짜) 미네르바님은 잘 지내시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해 '진짜, 가짜' 논쟁에 불을 붙였다.

'readme'는 "위치까지야 알 수 없지만, 아마 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많다.

확실히는 알려줄 수는 없다"면서 "사실 미네르바님 같은 분은 해외출장에, 투자상담에,정부자문에 인터넷 앞에 붙어 있을 시간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readme'는 지난해 11월께 자신을 미네르바의 지인이라고 밝힌 네티즌으로 최근 미네르바의 긴급체포 당시에도 사건이 날조됐다는 음모론을 제기했었다.

이에 아고라에서는 네티즌들이 이 글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아이디 'Lon'은 "미네르바에 대한 사실관계 진술은 전혀 없고, 대서사시풍의 웅장한 서술구조 아래 현자의 통찰인양 시국에 대해 논하고 있는 모양이 정말 웃음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발레론'은 "미네르바가 한창 뜨니까 소설 쓴듯하다.

저번글에도 보면 맨마지막에 무슨 "자신의 아이피는 해외 아이피이므로 추적시 외교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둥 진지한 어린애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무시했다.

반면 '팅커벨'은 'readme'의 글을 옹호하며 "검찰의 미네르바는 아고라의 경제논객 미네르바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Makefiles'는 "진짜는 모처에 억류하고, P(박)씨를 내세워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P씨의 학력이나 현 상태를 과장해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리던 그의 명성에 먹칠하고, 네티즌들을 패닉상태로 몰아 반정부적인 행태를 저지하려는 의도"라고 가짜설에 무게를 뒀다.

일부 네티즌들은 'readme'의 IP를 추적하며 신상을 추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진짜, 가짜' 논란은 박씨가 시사월간지 '신동아' 12월호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게재된 글에 대해 자신이 쓰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다른 미네르바의 존재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어난 점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또 네티즌들이 미네르바의 초기글과 최근 글에 대한 수준차이가 큰 점에 주목해 "미네르바는 두 사람 이상"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과 맞물려 진위 논란이 증폭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