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의학전문대학원이 신입생 복수지원을 허용한 결과 나군에 속한 지방대들이 40% 미만의 등록률을 보여 수도권대와 지방대 간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1차 등록을 마감한 각 대학들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이 속해 있는 가군의 경우 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가톨릭대,아주대가 100% 등록률을 보였다. 역시 가군에 속해 있는 중앙대는 합격자 28명 중 26명,이화여대는 합격자 30명 중 25명이 등록했다.

반면 나군에 속한 지방대 대부분의 경우 가천의대 23명 중 7명,영남대 23명 중 9명 등 등록률이 40%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건국대와 경희대는 서울 소재 대학임에도 저조한 등록률을 보였다. 특히 경희대는 예비합격자 중에서도 학생들이 가군의 명문대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 모집인원 50명보다 많은 80명 이상의 예비합격자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경북대 56%,경상대 59%,조선대 51%,동아대 59% 등 전반적으로 지방대의 등록률이 낮았다. 그나마 전북대와 제주대 등 일부 지방 국립대가 90%를 넘는 등록률을 보여 체면을 세웠다.

이처럼 가군과 나군의 등록률이 현격히 차이가 남에 따라 분할 모집을 둘러싸고 수도권대와 지방대가 그동안 벌여왔던 갈등이 다시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이번처럼 복수지원이 가능해지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서울 쪽 대학을 선택해 지방대로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학부도 아니고 전문대학원인데 수험생들의 선택권 보장이라는 명분으로 이 같은 방식을 취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재철/이상은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