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 산림에도 생태지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최완용) 임종환 박사팀은 지난 100년간의 기후 변화로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1.5도 상승함에 따라 여러 가지 생태계의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임 박사는 이 같은 내용의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 생태계 영향평가 및 적응 연구'를 14~16일 제주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대응 연구 범 부처 합동워크숍'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1962년부터 45년 동안 제주(서귀포)는 연평균 기온이 1.68도(겨울철 2.05도) 상승했으며,이에 따라 한라산 정상 부근의 구상나무림이 급속히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향후 온난화가 더 진행될 경우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이 1996년부터 10년간 강원도 계방산과 경기도 광릉,남해 금산지역의 산림을 관찰한 결과 나무들의 개엽 시기가 평균 1도 상승시 5~7일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릉수목원 내 식물들의 개화 시기도 같은 기간 10일 정도 빨라졌다.

연구팀은 현재 상록활엽수림으로 구성된 난대림지대가 남부해안과 제주도 저지대에 국한돼 있지만 평균기온이 2도 상승하면 전라남북도,경상남도,충청남도,경상북도 일부 및 경기도 일부가 난대기후대로 변화하고 4도 상승하면 남부해안 및 제주 저지대는 아열대기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 박사는 "1세기 동안 이렇게 빠른 기후변화 속도는 지구 역사적으로 생물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할 경우 가뭄으로 인한 대형 산불,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아열대성 수목병해충 발생 등 산림생태계의 교란이 우려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산림관리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