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수준 높은데 치료비는 반값 수준" 일본ㆍ러시아인 북적


300여곳 서면일대병원수. 대형메디컬센터가 잇달아 입주하면서

3~4년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부산의 번화가인 서면 일대가 외국인 환자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성형,피부,안과,치과 등 각종 병원들의 진료비가 싸고 의료 수준도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외국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 5일 오후 부산 서면 롯데호텔 11층에 위치한 호한방아미스타한의원.이곳 치료실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휴가차 부산을 찾은 벨라빈 알렉산드르씨(52)와 무라블레프 이고르씨(46)가 침을 맞은 뒤 물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한의사와 간호사,통역사가 함께 자리를 하면서 환자의 몸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있었다.

이 병원을 세 번이나 찾았다는 벨라빈씨는 "치료 효과가 좋아 다른 사람에게도 한의원을 소개시켜 주고 있다"면서 "관광도 즐기고 치료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바로 옆방 진료실에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온 이가와 다츠오씨(56) 부부가 침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가와씨는 이번 치료가 두 번째.그는 "배로 두 시간 정도밖에 안 걸리고 일본보다 치료비가 절반 정도로 싼데다 최근 한국 돈에 대한 엔화 가치가 50% 정도 높아져 자주 오고 있다"고 만족했다. 이 한의원은 지난해 월 10명 선이었던 외국인 손님이 최근에는 월 30명으로 급증했다.

롯데호텔 맞은 편에 위치한 ABC성형외과도 마찬가지.이 병원을 찾고 있는 외국인 수는 월 5~7명에서 지난달부터 20여명으로 늘었다.

이 병원의 김태문 행정실장은 "서면은 부산의 80여개 성형외과 가운데 70~80%가 포진해 외국인들에겐 성형을 하려면 서면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의료타운으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서면 일대 병원 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현재는 300여곳.최근 ABC메디컬센터와 아이온메디컬센터 등 10개 이상의 병원들이 입주한 대형 메디컬센터가 5곳이 들어서 3~4년 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서면을 관할하는 부산진구청은 발빠르게 외국 손님 잡기에 나섰다. 2011년까지 31억원을 투자해 서면 롯데백화점 주변을 '메디컬 스트리트'로 조성하기로 했다.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은 "서면 의료기관은 미국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과 대등한 우수한 의료기술을 갖고 있지만 의료비는 미국의 3분의 1,일본의 2분의 1 정도로 싸 국제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해외 홍보를 통해 서면을 의료관광 메카로 도약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