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휴일인 지난 4일 서울과 경기지역 등산로에는 등산객 2명이 급사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9시20분께 경기 남양주시 천마산에서 등산하던 허모(85)씨가 쓰러져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허씨가 약수를 뜨려고 산에 오르던 중 잠시 쉰 뒤 일어서다가 갑자기 쓰러졌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어 오전 9시45분께에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 청계산 원터골 630계단 중턱에서 황모(57)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다른 등산객이 발견해 신고했다.

황씨는 119구조대 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다.

추락 사고도 잇따랐다.이날 오전 10시39분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 정상 부근에서 정모(40)씨가 술에 취한 채 등산로 바깥으로 벗어나 10m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정씨는 전신에 타박상을 입었으나 큰 부상은 입지 않아 치료후 퇴원했다.

오후 1시에는 도봉구 도봉동 도봉산 포대능선 부근에서 남편과 함께 산에 올랐던 오모(46.여)씨가 눈길에 미끄러져 5m 아래로 추락했다.

오씨는 바위에 부딪혀 이마가 찢어지는 등의 상처를 입고 헬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후 2시27분께에는 성북구 정릉동 북한산 대성문 아래 계곡에서 등산객 오모(69)씨가 하산 중 발을 헛디뎌 10여m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오씨는 사고 당시 늑골이 부러지면서 비장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산 아래와 정상의 온·습도가 많이 차이나는 등 기상 변화가 커 노약자들은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며 “날이 조금 풀렸다고는 해도 아직 겨울이기 때문에 운동량이 부족한 노인들은 무리하게 산을 오르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평소 가까운 체육시설 등을 찾아 운동을 자주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