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으로는 세계 첫 7대륙 최고봉 완등 기록

장애인으로서 사상 첫 7대륙 최고봉 등정에 나선 김홍빈(44)씨가 2일 오후3시50분(현지시간) 마지막 관문인 남극대륙 최고봉 빈슨 매시프(4천897m)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했다고 현지 등반 가이드가 3일 연합뉴스에 알려왔다.

미국인 가이드는 국제전화를 통해 빈슨 매시프 원정에 나선 김씨와 정후식씨(광주일보 사회부장) 등 2명이 정상에 올랐으며 안전하게 베이스캠프로 내려왔다면서 김씨가 이 같은 사실을 위성전화로 전해왔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출국한 김씨는 23-24일께 정상등반에 나선뒤 오는 10일께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로 칠레 최남단 도시 푼타아레나스에서 남극으로의 출발이 지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북미 매킨리 봉을 혼자 등반하던 중 조난사고로 동상을 입는 바람에 열 손가락을 모두 절단한 김씨는 산악인으로는 치명적인 장애에도 불구하고 1997년부터 7대륙 최고봉 완등 도전에 나서 유럽 엘브루즈(5천642m),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천895m), 남미 아콩카과(6천959m), 북미 매킨리(6천194m), 호주 코지어스코(2천228m), 아시아 에베레스트(8천848m)를 차례로 등정, 마지막으로 남극 빈슨 매시프 원정에 나섰다.

7대륙 최고봉 완등은 국내에서도 처음은 아니지만 열 손가락이 없는 중증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의 대기록이다.

김씨가 정상을 밟은 빈슨 매시프는 연 평균기온이 영하 40-50도에 이르는 폭풍설이 불어 추위와 강풍을 극복하는 것이 등정의 관건이었다.

김씨는 7대륙 최고봉 완등과 더불어 2006년부터 가셔브룸2와 시샤팡마 남벽, 에베레스트, 마칼루 정상을 차례로 오르는 등 8천m급 14좌 완등 도전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 9일 남극으로 떠나기 앞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997년도에 7대륙 최고봉 등반을 시작해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면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꾸준히 준비하고 계획하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가슴이 뭉클하다.

특히 어려운 시기에 제가 간다는 것이 여러 사람에게 힘이 되고 희망을 줄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편집위원 jami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