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친애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2009년의 밝고 희망찬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새해 새 아침을 맞아 검찰 가족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온 나라에 희망과 활기가 넘치고, 국가 경제도 새롭게 도약하기를 기원합니다.지난 해 우리는 새로 출범한 정부를 중심으로 경제 발전과 선진 일류국가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제18대 총선거를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냄으로써 성숙된 민주주의 역량을 보여 주었습니다.북경 올림픽의 투혼과 열정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 주었습니다.고통과 시련의 시간도 없지 않았습니다.불법과 폭력으로 얼룩진 촛불집회가 우리 사회에 크나큰 상처를 남겼습니다.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로 번져 나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검찰도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그러나 인권 존중과 정의 실현이라는 본연의 사명에 충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강한 검찰’ 보다는 ‘바른 검찰’, ‘원칙과 정도’를 지키고 ‘절제와 품격’을 갖춘 검찰을 지향했습니다.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준사법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그른 것을 옳다 하지 않았고,옳다고 생각한 것은 흔들림 없이 관철시켰습니다.역사와 국민이 어떻게 평가할지 두려움이 앞섭니다만, 옳고 바른 결정을 위해 매 순간 순간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습니다.어려움 속에서도 국민들에게 당당하고 바른 검찰의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었던 것은,오로지 검찰 가족 여러분이 부족한 저를 믿고 묵묵히 헌신해 주신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친애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올해에도 많은 어려움이 닥쳐올 것입니다.세계적 불황 속에서 우리 경제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법과 질서를 지키고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기보다,불법과 폭력으로 자신의 주장과 이익만 관철시키려는 그릇된 풍조가 여전합니다.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부정부패는 선진 일류국가 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한 각오와 특단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검찰이 역점을 두어야 할 몇 가지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우리 검찰이 어떻게 해야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이 점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검찰권을 행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경제난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업 활동이 자유롭고 생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이를 위해 악성 유언비어로 기업의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는 반드시 그 진원지를 찾아내어 뿌리 뽑아야 합니다.기업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고 이권에 개입하는 조직폭력배와 사이비 언론을 철저히 단속해야 할 것입니다.주가조작이나 부정한 M&A 수법으로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행위도 엄단해야 합니다.또한,기업의 자금이 투자 증대나 고용의 창출과 같이 생산적인 용도로 쓰일 수 있도록,부정한 정치자금이나 뇌물로 유용되는 구조적 부패의 고리를 끊어 주어야 하겠습니다.기업 회생을 위한 자금이 기업주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낭비되는 모럴 해저드에 대하여도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다만,기업주가 수사 대상이 되었다 하여 정상적인 기업 활동마저 마비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고 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경제와 수사,기업과 검찰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 나가야 하겠습니다.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의 삶은 곤궁해지고, 그들의 고통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지난 12.19. <서민과함께하는검찰권행사를위한전국부장검사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이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그 동안의 서민경제 침해사범 단속만으로는 부족합니다.서민들을 괴롭히는 범죄에 대하여는 가차 없이 엄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반면,선량한 서민들의 생계형 범죄에 대하여는 벌금 감액 구형과 기소유예를 최대한 활용하고,타성에 젖은 일제단속을 가급적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그리하여 우리 검찰의 파격적인 관용조치가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둘째,국법질서를 굳건히 확립함으로써,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들과 정부의 노력을 적극 뒷받침해 나갑시다.현재의 상황 속에서 법질서까지 흔들린다면 경제위기 극복의 기반을 상실하는 것과 같습니다.자유 민주적 기본질서를 공고히 하는 것은 경제난 타개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입니다.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인하면서 친북좌익이념을 퍼뜨리고 사회 혼란을 획책하는 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합니다.특히 올해는 경제 정책과 관련된 노사분규나 불법 집단행동이 대폭 증가할 것입니다.노사분규에 대해서는 불법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불법이 발생한 후에는 불법필벌의 원칙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합니다.정부 정책이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불법과 폭력에 보다 신속하고도 엄정하게 대처합시다.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후 처벌보다 효율적 사전 대처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부정부패 척결은 어떤 상황에서도 양보할 수 없는 검찰 본연의 임무이자 사명이라는 점을 깊이 명심하고,새해에도 변함없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지난 해 각종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부정과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선진 일류국가 진입을 위해서도 부정부패 수사가 보다 강력하게, 또한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합니다.특히,이른바 권력형 비리는 어떤 성역도 없이 철저하고 엄정하게 처단해야 할 것입니다.힘 있는 자,가진 자가 그 힘과 지위를 이용하여 법망을 빠져나간다면, 결코 검찰을 정의의 수호자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다만,수사를 함에 있어서는 항상 절제와 품격을 잃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합니다.지난 해, 우리는 검찰권의 내재적 한계에 관한 문제를 처음으로 공론화시켜 ‘검찰수사 실무전범’을 발간하고 ‘수사절차 이의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이제 일선 수사 현장에서 과잉수사나 강압수사와 같은 말들이 영원히 사라질 것으로 기대합니다.이러한 인식을 더욱 확고히 하면서도, 죄지은 자를 정확하게 색출하여 범죄를 철저히 규명할 수 있도록 수사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문적 지식과 과학수사 역량을 갖추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더불어 형사법제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현재의 법제만으로는 날로 지능화되어 가는 부패범죄나 신종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국가와 사회의 안전, 그리고 국민 개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사법협조자 형벌감면 제도, 플리바게닝, 사법정의 방해죄 등의 형사 법제는 인권과 정의의 조화를 위한 것임을 깊이 이해하고, 그런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희망만 있으면 행복의 싹은 그곳에서 움튼다(독일의 문호 괴테)고 합니다. 희망을 가진 자만이 위기와 고통을 기회와 행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습니다. 금년 한해, 우리의 앞길에 수없이 많은 도전과 시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지금보다 더한 고난과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온 영광스러운 저력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강인한 의지, 불타는 열정,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60년 동안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 온 우리 검찰! 지난 1년 동안 원칙과 정도, 절제와 품격으로 오직 ‘바른 검찰’만 추구하며 내실을 다져온 우리 검찰!모두가 한 마음으로 경제위기 극복, 법질서 확립,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검찰의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갑시다. 우리가 앞장 서서 선진 일류국가 도약의 초석이 됩시다. 그리하여 2009년을 검찰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로 남을 자랑스러운 한해로 만들어 나갑시다.
새해를 맞는 여러분 모두의 마음이, 아름다움, 희망, 희열, 용기, 평화, 미소, 사랑, 꿈, 미래, 도전, 번영, 축복, 감사 등과 같이,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생각들로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