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1월 1일이면 많은 사람이 온천이나 사우나 등을 찾아 목욕을 하게 된다.

이는 한 해 동안 쌓인 육체적 피로를 덜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적 성격도 크다.

목욕의 백과사전적인 의미는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 일'이라고 정의돼 있다.

하지만 목욕의 기능은 치료를 위해서나 휴식과 즐거움을 위해, 또는 종교적인 의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요즘에는 특히 웰빙 바람을 타고 상한가를 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목욕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온천욕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스파, 발네오테라피, 미네랄 치료 등의 이름으로 최근 활황을 이루고 있다.

목욕용품들도 다양해져 이젠 집에서도 온천욕을 즐길 수 있으며, 질병이나 몸의 상태에 따라 다른 향기 또는 목욕 첨가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족욕처럼 몸 전체가 아닌 일부의 목욕법이 추천되기도 한다.

새해 첫날을 맞아 목욕의 효과와 실제 건강한 목욕요령 및 주의할 점 등에 대해 살펴본다.

◇ 목욕 어떤 효과가 있나 = 목욕의 첫 번째 효과로는 위생, 혈액 순환, 정서 안정, 근육 이완, 피부 안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중 가장 확실한 효과는 바로 `청결 유지'다.

피부는 우리 몸을 둘러싼 외부 기관으로 몸무게의 약 7%를 차지한다.

단일 기관으로서는 가장 큰 기관이다.

이 피부는 계속 신진대사를 하면서 지저분한 먼지와 세균들을 오래된 세포와 함께 배출하고 새로운 깨끗한 세포를 밑에서부터 만들어 이를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땀이 너무 많이 나거나 오물이 너무 심하게 묻었을 때는 이러한 교환작용만으로는 한계를 가지게 된다.

이럴 때 깨끗한 물을 이용한 샤워나 목욕은 밖의 지저분한 오물질을 제거해 줌으로서 새로운 피부가 제 기능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운동을 하고 나서, 또는 외출 후 하는 목욕은 이러한 효과를 얻기에 충분하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목욕탕에서 때를 미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주기적으로 얻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욕의 두 번째 큰 효과는 바로 혈액 순환과 근육 이완 작용이다.

이 효과는 주로 따뜻하거나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금으로써 얻게 된다.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게 되면 피부의 혈관이 이완하게 되고, 혈액 순환이 활발해지게 된다.

시간이 수분 정도 지나면 이 효과는 피부 아래의 근육층까지 내려가 뭉쳤던 근육도 이완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운동 후 얻는 효과와 비슷한 정도의 혈액 순환 증진을 기대할 수 있다.

물에 몸을 담금으로써 발생하는 부력도 피부와 근육 이완을 도와주게 된다.

이러한 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병원에서도 활용하는 `수치료'가 있다.

따뜻한 온욕, 적절한 자극, 마사지 등은 퇴행성 관절염이나 근육 질환에 상당히 효과적인 재활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나이가 들게 되면 피부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혈액순환이 더뎌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과 함께 하는 온욕은 몸의 신진대사를 북돋아준다.

대부분의 온천과 스파 효과는 이러한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목욕의 세 번째 효과는 정서 안정, 휴식 등의 효과다.

따뜻한 탕 속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기분이 좋아지는 향을 맡으며 즐기는 온욕은 명상 못지않은 정서적인 안정과 휴식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직 근거가 명확하지 않지만 여러 허브나 황토, 유황 등을 이용하면 피부가 일시적으로 부드러워지거나 윤택이 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조비룡 교수는 "이런 피부 안정용 목욕 제제들은 어느 정도 세균 억제 효과와 피부 수렴 효과가 있기 때문에 사용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다면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건강한 목욕요령 = 건강한 목욕법은 앞서 설명한 목욕의 효과를 최대로 하되, 피해는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운동으로 땀이 많이 났거나, 피부가 더러워졌을 때는 샤워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때는 비누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말고, 더러워진 부위를 중점적으로 씻어야 한다.

비누나 세제는 피부를 보호하는 기름막도 함께 제거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한 뒤나 근육통, 관절염이 있을 경우는 온욕이 도움된다.

어린아이나 임산부가 아니라면 37도에서 42도까지의 온도 중 스스로 느끼기에 좋은 온도를 택하면 된다.

보통은 체온보다 약 1~2도 정도 높을 때 뜨겁다고 느낄 수 있는 정도가 좋다.

물론 온도가 높을수록 탕 속에 너무 오래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너무 덥게 느껴지거나 갈증이 생기면 바로 탕에서 나와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높은 온도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42도를 넘기는 목욕을 대체로 추천하지 않는다.

목욕을 통해 휴식을 취하려 한다면 조금 고급스러운 목욕법을 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좋아하던 음악과 함께 아로마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허브나 유황을 첨가한 온천제제, 진흙, 황토욕을 해 보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다.

먹기 어렵게 된 과일, 야채 등을 갈아 온몸이나 팔, 다리, 얼굴 등에 문질러 주거나 팩을 하는 것도 대체로 무리가 없고 행복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피부에 염증이 있을 때는 목욕물의 온도를 뜨겁게 하지 말고 미지근한 상태로 한다.

목욕 중에는 타월 등으로 피부를 문지르지 말고, 보습제는 목욕 후 3분 이내에 발라야 한다.

목욕물이 뜨거울수록 초기 수분 증발량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피부가 빨리 건조해질 수 있다.

건조한 겨울철 탕에 들어가는 목욕은 1주일에 1회 정도로 제한하는 게 좋다.

탕에 있는 시간도 15분 이내로 하고 전체 목욕시간도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가벼운 샤워라면 주 2~3회 해도 괜찮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목욕 하나 만으로 우리의 건강을 완전히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피부를 고와지게 하기 위해 여러 영양제를 피부에 바르기도 하지만, 피부를 곱게 하는 중요한 요인은 균형 잡힌 음식을 통해 피하에서 공급받는 영양분이다.

또한 목욕으로 인한 혈액순환보다 더 좋은 혈액 순환법이 유산소 운동을 통한 혈액 순환법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건강을 누리기 위해서는 건강한 목욕법과 함께 건강한 생활습관을 같이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피해야 할 목욕 = 목욕이 모두에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어서 피해야할 경우나 사람이 있다.

그 첫 번째가 습진이나 건선과 같은 피부 질환이다.

피부 질환이 있을 때는 효과적인 목욕법에 대해 가능한 의사의 조언을 들으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오물을 없애기 위한 비누 사용이나 때 밀기가 피부 질환이 있을 경우 피부의 기능을 더욱 떨어뜨려 질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잦은 목욕이나 비누의 사용을 삼가야 한다.

대체로 일주일에 1회 정도의 목욕만으로도 청결을 유지할 수가 있다.

운동이나 사회 활동 등으로 잦은 목욕을 해야할 경우는 목욕이나 샤워 후 꼭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 피부의 건조를 막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임산부의 경우는 자궁의 온도 상승이 태아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37도 이상의 온욕은 삼가하는 것이 좋다.

물론 샤워 등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세 번째는 고혈압, 당뇨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이 경우는 너무 더운 온욕이나 너무 차가운 냉욕은 삼가해야 한다.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온도는 심혈관계를 갑자기 자극해 심장마비나 중풍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온도에서의 탕욕이나 샤워가 적절하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는 굳이 뜨거운 탕 속에 오래 있으라고 강요하지 않는게 좋다.

성인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탕 속에 들어가면 시원해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짐을 느낄 수 있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너무 더운 온욕이 오히려 피부의 기능을 떨어뜨려 해로울 수 있는 만큼 아이들이 원치 않는다면 온욕을 시키지 않는 게 좋다.

(도움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