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안동.영산강 나주 '4대강 살리기' 첫삽
韓총리 "한국형 뉴딜… 사업 성공 최대한 지원"

"드디어 새로운 낙동강 시대가 시작됐다. "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첫 삽을 뜬 29일 오전 11시 경북 안동시 영가대교 고수부지.매서운 강바람이 불었지만 행사장은 수많은 군중들의 열기와 곳곳에 내걸린 플래카드로 인해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 낙동강 정비사업 안동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참석자는 예상보다 두 배나 많은 1500여명에 달했다.

안동 시민들은 착공식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몰려왔고 풍물패 등은 낙동강 둔치를 돌며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낙동강 물길 살리기 사업의 성공을 기원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경제를 살리고 균형발전을 촉진하며 환경을 복원하고 문화를 꽃 피우는 한국형 녹색뉴딜 사업"이라며 "낙동강 살리기에 약 7조6000억원이 투입될 것이고 2011년까지 모든 지구의 낙동강 사업이 끝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시 녹전면 원천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권오학씨(65)는 "안동.예천시가 경북도청 이전지로 선정된데 이어 낙동강 개발이 시작됨에 따라 안동시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면서 "물길도 흐르고 경제도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옥동에 있는 부동산중개사 사무소 김모 대표는 "정부의 대운하 포기 발표 후 땅값이 폭락하고 거래가 끊겼는데 이번 낙동강 안동 구간 정비사업 착공으로 문의전화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안동지구 사업은 법흥교에서 안동대교구간에 386억원을 투입, 2011년까지 생태하천은 물론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와 경북도는 안동지구를 시작으로 조만간 구미1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4.3㎞)과 구미2지구(5.3㎞),상주지구(4.8㎞)등을 잇따라 착공해 낙동강 하구 정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호남의 젖줄인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첫 단추인 '영산강 생태하천 조성공사 착공식'이 열린 이날 오후 나주도 경제적.환경적 효과에 대한 기대로 부푼 모습이었다. 이 사업은 2011년까지 영산대교 주변 에 364억원을 투입,△생태하천 6.7㎞ △제방 보강 3.2㎞ △호안보호공 6.7㎞ △자전거도로 6.7㎞ △산책로 21.0㎞ △축구장을 갖춘 수변공원 4곳 △생태습지 3곳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나주시는 이 사업을 '영산강 문화축제''황포돛배 띄우기''영산강변 삼한지 테마파크'와 연계해 나주를 전통과 현대,그리고 환경이 어우러진 명품 관광지로 탈바꿈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 중이다. 나주 영산포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예전에는 바닷물이 영산포까지 올라와 배가 들락거리고 시장이 형성돼 활기를 띠었다"며 "뱃길이 만들어지고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서면 지금보다 경제 사정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과 영산강 개발이 시작되자 한강의 선도사업지구인 충북 청주시도 벌써부터 기대감에 휩싸이고 있다. 청주시 칠금동 A부동산 중개소 관계자는 "하천정비사업이 부동산 경기침체에서 등장한 대형호재"라며 "최근 들어 투자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내 부동산 중개업소들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충주시 살미면 남한강변 일대 주민들은 정부의 상세한 개발계획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공인중개사 사무실도 모처럼 찾아오는 외지인들로 인해 분주해졌다.

한 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대운하 추진 얘기가 나왔을 때 수혜지역이었던 충주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는데 이보다는 못 미치지만 뚝 끊어졌던 매수 문의가 다시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동=신경원/나주=최성국/충주=백창현/박수진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