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해 4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끝내 `영어(囹圄)의 몸'이 된 노건평(66)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둘째 형이다.

`봉하대군'은 고향인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이름을 붙인 건평씨의 별칭으로, 참여정부 시절 그의 위치를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순탄치만은 않았고 동생이 대통령 재직 때도 불미스런 일로 수차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1968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10년간 세무서에서 재직해 오던 그는 1977년 수뢰 혐의가 드러나면서 이듬해 국세청에서 징계 파면됐다.

이후 고향에서 농사를 지어오다가 동생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노 전 대통령 못지않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동생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듬해 1월 인사 개입설로 입방아에 올랐다가 2003년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관련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아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됐다가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또 2004년 4월에는 대우건설 고 남상국 사장으로부터 "사장직을 연임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재판 중 법정에 출두하면서 법원의 제지를 무시하고 피고인 출입문이 아닌 법관들이 출입하는 전용문으로 다니다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 대상인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나 이미 구속된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 회장과도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가 1942년생이고 정 전 회장이 1944년생, 박 회장은 1945년생으로 연배가 비슷한데다가 노 씨의 고향은 경남 김해이고 정 전 회장과 박 회장의 고향은 바로 이웃한 밀양이다.

그는 1978년까지 세무공무원을 하면서 1971년 현 태광실업의 전신인 정일산업을 김해에 설립한 박 회장과 같은 지역에서 기업인과 세무공무원으로 만나 친분을 다져 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1975년 30대 초반의 나이에 밀양 삼랑진의 농협조합장이 된 뒤 이 지역의 조합장만 무려 24년을 하면서 착실한 지역 기반을 다진 정 전 회장과도 같은 생활권에서 생활하면서 친분을 쌓아왔다.

하지만 노씨는 그런 친분 관계를 이용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혐의로 결국 전직 대통령의 형으로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