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가 노건평씨에 대해 2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세종증권 로비 관련 수사가 정점을 넘기면서 수사의 무게 중심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 회장과 관련된 혐의는 한두가지가 아닌데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 상대 로비 의혹까지 나오고 있어 수사 진척도에 따라서는 박 회장이 훨씬 더 큰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검 중수부는 지난 1일 박 회장의 세종증권 주식 차명거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S증권 김해지점을 압수수색하고 지점장을 소환해 이날까지 조사를 벌였으며 회사 재무담당 임직원을 잇따라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도 서울 중구 농협 본사에 검찰 수사관 등 20여명을 보내 자재부에서 휴켐스 매각 관련 문서를, 금융기업부에서 세종증권 인수 관련 문서를 확보했다.

또 같은 시각 검찰 수사관 등 6∼7명을 여의도 NH투자증권 경영기획실에 보내 매각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경남 김해 박 회장 자택과 태광실업ㆍ정산개발, 휴켐스 서울 본사 등 6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 분석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박 회장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박 회장 관련 주요 의혹은 ▲내부정보를 이용한 세종증권 주식매매 ▲세종증권 주식 차명거래를 통한 조세포탈 ▲휴켐스 헐값 인수와 20억원 로비 의혹 ▲홍콩법인을 통한 200억원대 조세포탈 등이다.

그는 세종증권 매각 논의가 벌어진 2005년 6∼8월 주식 110억원(197만주) 어치를 사들였다 양해각서가 체결된 전후에 집중 매도해 178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또 태광실업이 농협의 알짜배기 자회사인 휴켐스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입찰 가격보다 322억원 싼 가격에 인수해 `특혜 논란'이 빚어졌고 휴켐스 주식을 실ㆍ차명으로 매매해 시세차익까지 남겼다.

특히 휴켐스 인수 작업이 시작된 2006년 1월 정 회장에게 20억원을 전달했다가 되돌려받은 사실이 드러나 로비 자금을 전달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홍콩에 현지법인을 세운 뒤 800억원의 배당수익을 챙기고도 소득세 200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신ㆍ구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정치권 인사에게 뿌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는 2002년 12월과 2003년 3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정무팀장이었던 안희정씨에게 7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 벌금 3천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밖에 박 회장이 노건평씨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까지 나왔으나 박 회장 측은 "건평씨에게 건너간 돈은 전혀 없다"며 혐의를 강력 부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가 본격화하면 `불똥이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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