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세 오르면 음주 관련 사망 감소

주류세가 오르면 애주가들의 주머니에는 부담이 되지만 음주 관련 사망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CNN은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진이 미 공중보건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 1976~2004년 알래스카주(州)에서 발생한 사망건수를 분기별로 분석한 결과 1983년과 2002년 주류세 인상 이후 알코올 중독이나 간경화 등으로 인한 사망이 각각 29%와 11%씩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를 이끈 알렉산데르 바게나르 플로리다대 교수는 "주류세가 인상되면 알코올 소비가 줄어든다"면서 "이에 따라 음주로 인한 사망도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관찰됐다.

핀란드는 주류세가 높기로 유명한데, 이 때문에 애주가들이 값싼 술을 찾아 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핀란드 정부는 지난 2004년 국내 주류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주류세를 33~44% 인하했다.

그러자 술 소비량이 전년 대비 50%나 증가했으며, 음주 관련 범죄와 음주 질환으로 인한 사망도 각각 11%와 2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류세 인상이 알코올 소비 감소에 있어 비용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방법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재정적 이유에서 주류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내 절반 가량의 주들이 20년 이상 주류세를 그대로 유지해 온 탓에 물가 상승 추세와 발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 공익과학센터(CSPI)의 조지 해커 주류정책 국장은 "주류세 인상은 각 주의 예산을 늘리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미 오래 전에 주류세가 인상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류업계는 이 같은 진단에 반발하고 있다.

미 주류판매협회(ABL)는 "주류세 인상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주류세 인상은 책임감 있는 음주가들의 술 소비를 감소시킬 뿐 알코올 중독자들의 과음은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