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싫다면 '체외충격파'로 치료해 보세요

몸에 이상이 생기면 "빨리 병원에서 치료받아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수술하게 되면 어쩌지? 겁나는데…" 등의 이유로 병원을 기피하는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처럼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는 중요하다. 어깨질환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단순한 타박상 근육통 혈액순환장애 긴장성 두통 정도로 혼동해 방치하거나 잘못 치료하다 병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 어깨질환에 수술하는 경우는 10% 정도.대부분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다.

수술이 두려운 사람에겐 2005년부터 국내에 도입된 비수술 요법인 '체외충격파' 치료도 있다. 무섭다고 치료를 늦출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원인을 찾아내 대처할 필요가 있다.

웹디자이너 6년차인 김세희씨(29·여)는 직업상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고 항시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 있다. 어깨에 통증이 왔지만 직장을 쉴 수 없을 뿐 아니라 나아졌다가 다시 아프기를 반복해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병을 방치한 지 몇 달이 지나 극심한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게 되자 병원을 찾았다. 장시간 연속된 컴퓨터 작업으로 인해 회전근개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진단이 나왔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 주변에서 어깨를 들고 돌리는 4개의 힘줄로 반복적인 충격이나 마모에 의해 염증이 생기거나 파열될 수 있다.

심한 회전근개 파열이면 수술을 해야 하고 가벼운 파열이나 염증은 장시간의 어깨 휴식과 물리치료 등이 필요하지만 현실 여건상 말처럼 치료가 쉽지 않다. 그러나 3년여 전부터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통해 어깨 통증을 완화하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

체외충격파는 본디 요로결석을 파쇄하기 위해 쓰였으나 독일과 프랑스 등이 10여년 전부터 어깨의 석회성 건염에 체외충격파를 쓰면서 만성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 수단으로 발전해왔다. 국내에서도 1년반 전부터 오십견이나 각종 어깨통증을 체외충격파로 치료하는 등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원리는 충격파 에너지를 통증이 있는 부위에 집중시켜 통증을 덜어주고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것.1주일 간격으로 3~4회,매회 20~30분간 시행한다. 입원할 필요가 없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반복해도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관절척추 전문인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가 2006년 10월~2008년 8월에 수술을 요하지 않는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회전근개 염증을 비롯한 어깨통증 환자 1000여명을 체외충격파로 치료했더니 약 70% 이상에서 통증 완화 및 기능 회복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센터 성창훈 진료부장은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하면 인대에 염증이 생겨 자유신경종말세포가 통증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근육 위축으로 혈액량이 감소해 통증유발 물질이 다량 생산된다"며 "체외충격파가 가해지면 자유신경종말세포의 민감도가 둔화하고 혈관 생성,혈류량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나 치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과 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전문 운동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다양한 부상을 입고 있다. 어깨의 경우 테니스 골프 야구는 물론 수상스키 배드민턴 스포츠댄스를 격렬히 하다 손상받는 경우가 흔하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고 스포츠의학센터에서 운동처방을 통해 근력을 키우는 것만으로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다. 수술한 경우에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스포츠 또는 재활의학센터에서 사후 관리를 하는 게 중요한데 특히 젊고 활동적인 환자들은 수술로 단순히 손상된 구조를 재건하는 데 멈춰서는 안 되고 다시 운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전문 재활 과정이 필요하다.

성 진료부장은 "지금까지 병원들은 수술 위주로 치료했고 수술 후엔 통증 완화에만 신경써 환자들이 혼자 알아서 부적절한 재활을 실시하다가 통증이 재발하거나 근력이 퇴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조기 진단과 치료,사후의 재활과정이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