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검찰에 적발된 수천억 원대 도박 사이트는 2006년 `바다이야기'로 성인 오락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이후 인터넷을 통한 `도박 시장'이 얼마나 급격하게 팽창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해외에 만들어 놓은 도박 장면을 생중계하는 수법으로 교묘히 접속자들을 유인하고, 단시간에 쉽게 번 1천억원대의 범죄수익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이브' 도박판에 CNN도 악용

검찰이 이들이 개설한 바카라 도박 사이트에 접속했을 것으로 추산하는 내국인들은 수만명이다.

이들 운영자는 판돈의 20%를 수익으로 챙겼는데, 그 수익이 1천억원 상당인 점에 비춰볼 때 판돈이 총 5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이트를 만들어 본격적인 `장사'를 한 뒤로부터는 이만한 판돈을 끌어모으는데 불과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접속자와 판돈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인터넷 생중계.
이들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사무실을 임차해 카지노용 테이블 3대와 방송장비를 갖추고는 고용한 필리핀인 딜러 30명으로 하여금 카드를 분배하는 모습을 촬영해 실시간 생중계한 것이다.

인터넷 도박 접속자들이 실제 도박장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함으로써 흔히 도박장에서 있을 수 있는 조작이나 속임수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켰다.

여기에는 미국 24시간 뉴스 채널인 CNN 방송도 교묘히 이용됐다.

게임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전세계에 실시간 방송되는 CNN을 사이트 배경화면 한 모퉁이에 내보낸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일정 점수만 베팅할 수 있는 오락실 게임과 달리 베팅 액수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아 잃어도 한 번에 쉽게 만회할 수 있다는 `한탕주의'를 자극했다.

단 한 번의 게임에 최대 1억2천만원까지 베팅이 가능했고 접속자 중에는 하루에 1억원 이상을 도박자금으로 송금한 사례도 상당수 발견됐다.

그러나 속임수가 없었다 해도 도박자금이 결국 딜러에게 귀속될 수 밖에 없다는 도박의 속성상 접속자들은 자연스레 돈을 잃을 수 밖에 없었고, 대신 운영자들은 돈을 '쓸어담을' 수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사이트 접속자들은 모두 내국인으로, 국내 자산 수천억원이 건전한 소비활동에 사용돼 국내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음에도 국외로 유출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최고급 외제차에 80평대 오피스텔까지

이런 수법으로 이들이 불과 1년여만에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1천억원대. 검찰에 압수된 범죄수익만 해도 현금과 부동산을 모두 합쳐 123억원 규모에 이른다.

현금 15억7천만원, 자기앞수표 2억5천만원, 61개 통장에 입금된 예금 34억원, 양도성예금증서 28장 18억5천만원 등이다.

억대 고급 외제 승용차도 6대 압수됐고 여의도와 대치동, 논현동 등 서울시내에 사들인 오피스텔, 빌라 등 부동산도 150억원 대에 육박한다.

이들이 단기간에 벌어들인 수십억~수백억원으로 서민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현금으로만 수십억 원을 갖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탕진했고 2008년식 벤츠 S550부터 포르쉐 카이엔, 아이디 스포츠카, BMW 등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물쓰듯' 돈을 사용했다.

또 이들은 주로 필리핀에 머물다 국내에 일시적으로 들어오면 머물기 위한 아지트로 해운대 동백섬과 바다가 보이는 80평대 아파트를 5억3천여만원에 임차해 사용하기도 했다.

잠실과 청담동에 40~50평대의 아파트와 사무실을 수천만~수억원을 주고 빌리기도 했고 여의도 31평 아파트를 9억1천만원에, 대치동과 방배동의 20여평 오피스텔을 2억5천만원과 2억8천만원에 각각 사들였다.

이와는 별건으로 검찰이 적발한 인터넷 포커 사이트 운영자 1명은 벌어들인 수백억원의 범죄수익 가운데 53억원으로 서울 종로구에 있는 부지 205평의 부동산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 부지의 공시지가는 현재 117억원에 이르러 2배의 차익을 볼 뻔했다.

검찰은 이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의 몰수를 위해 해외로 달아난 일당에 대해서는 통상 기소중지하는 관례를 따르지 않고 관련 증거만으로 기소키로 했다.

궐석 재판을 통해 형이 확정되면 국내송환절차를 밟아 형을 집행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은닉한 범죄수익을 모두 박탈ㆍ환수할 때까지 재산을 추적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