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이 서장,황 서장.지난 추석 명절에는 잘들 지내셨나. 지인들은 이번 추석 때 친지들과 만나 자네들이 지난 몇 달간 치른 서울 장안동과 대전 유천동의 싸움터 얘기를 많이들 나눴다고 하네.'여성들의 성을 사고파는 행위는 로마시대부터 일인데 경찰이 설친다고 해서 쉽게 없어지겠냐','집창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덕 포주들의 여성 인권 침해 행위는 근절시켜야 한다'는 등등….비록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지만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고 하네.

과거에도 집창촌 관할 경찰서에 부임한 몇몇 서장들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경우가 있었네.하지만 이번처럼 안마시술소의 욕조까지 뜯어내고,포주들에게 뇌물을 받은 경찰관이 있다면 그 명단을 제출하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경찰서장이 등장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네.

아무튼 지난 몇 달간 보여준 자네들의 노고는 도대체 법 질서가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방치돼 왔던 우리 사회의 한 켠을 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네.

관점이 약간 다르지만 지난 5월 초부터 무려 100일이 넘도록 수도 서울의 한복판을 뒤흔들며 불법 폭력시위로 변질됐던 촛불집회도 마찬가지일세.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한 지도 12년이나 지났는데 선진국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경제력에 걸맞은 성숙한 시민의식이 없기 때문이네.유감스럽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고,법을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우스갯소리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느껴지고 있지 않은가.

여보게 친구들,자네들 덕택에 앞으로는 우리 경찰이 더욱 바빠지게 생겼네.성매매는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불법과 무질서의 일부일 뿐 오늘날 법의 이름으로 정의를 세워나가야 할 영역이 어디 그뿐이겠는가. 불법 사행성 게임장,조직폭력배,마약 밀수범,집단 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이익단체들의 집단 파업과 시위 등등 우리가 다부지게 마음을 먹고 용감하게 달려들어 해결해 가야 할 사회악의 영역은 이루다 헤아릴 수가 없질 않은가.

힘이 들겠지.우리들의 파상공세에 몰린 범죄꾼들은 생계를 위협한다며 되레 우리를 공격하려 들겠지.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분명 우리편이라는 것일세.혹시 우리 앞에 어려움이 닥친다면 친구여,우리가 23년 전 교정을 나서며 뇌리에 심었던 이 글귀를 함께 되뇌세."대한민국의 젊은 경찰관이여!조국은 그대를 믿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