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가 한계산업에서 '그린산업'으로 위상이 바뀌고 있는 점을 활용해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중국은 물론 동남아와 중앙아시아,남미 등 세계 무대로 적극 진출하겠습니다. "

취임 한 달을 맞은 조현용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62)은 15일 "우리나라 철도기술은 고속철도인 KTX 건설과 운행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이사장은 한국철도는 해외시장에서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도를 개통시킨 공단의 기술력과 경험은 세계로 뻗어나가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공단이 올해 중국 하다선(하얼빈~다롄)의 엔지니어링자문을 수주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중국사업 확대와 함께 중앙아시아의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남미의 브라질 등과도 실질적인 사업 참여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은 이를 위해 철도시설공단을 글로벌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철도엔지니어링 및 PM(Project Management:사업관리) 전문 공기업으로 변신시키겠다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그는 2002년 부이사장,2004년 상임고문으로 공단에 재직하면서 해외 진출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해외통이다. 그래서 해외 진출에 대한 핑크빛 청사진만 강조하진 않는다. "공단은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트고,실제 사업엔 국내 기업들을 참여시켜 관련 산업을 동반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

조 이사장은 "고유가와 환경문제로 녹색교통수단인 철도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며 "자동차 일변도의 교통정책을 철도 쪽으로 옮겨 21세기 철도 르네상스시대를 유도하는 것도 공단이 할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환경친화적ㆍ에너지 절감형 교통정책이 광범위하게 지지를 받으면서 '철도의 재발견'이 이뤄지는 시점에 정부가 녹색성장을 들고 나왔다"며 "철도 르네상스시대에 공단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 확충을 위해 공단은 현재 경부고속철도 2단계와 호남고속철도사업 등 48개의 일반 및 광역철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사업비만 4조4000억원에 달한다. 조 이사장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은 2010년 개통을 위해 올해 안에 노반공사를 95% 이상 마치겠다"며 "호남고속철도 기본설계를 실시설계 수준으로 시행,설계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호남고속도는 내년 상반기 중 용지 매수에 착수하고 2009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이 밖에 "올해 중 천안∼온양온천 등 4개 선로 개통,성남∼여주 간 등 9개 새 노선 건설 추진,경춘선 등 15개 선로의 기존선 개량 및 전철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더욱 쾌적한 교통편의를 제공하겠다"며 아울러 "용산∼문산 복선전철화 등 13개 사업을 통해 대도시 교통난 해소에도 적극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