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경찰청장은 9일 자신의 사퇴요구로까지 번진 불교계의 종교편향 논란과 관련,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어 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근 종교편향 논란과 관련해 일부 사실에 대한 오해 등으로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 자리를 빌려 특정 종교 편향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힌다"고 말했다.

어 청장은 또 "앞으로 업무 전반을 세심히 살펴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지난 5월부터 100일 넘게 계속된 촛불집회 현장에서 공권력 악화 우려 여론에도 불구하고 절제된 공권력 기조로 대처해 왔지만, 묵과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사법처리를 통해 법치의 확립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어 청장은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선 "30년 경찰 생활을 하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언제든 책임진다는 각오로 일해 왔다고 자부한다"면서 "청장 사퇴 문제는 이런 개인의 소신 문제가 아니라, 15만 경찰 조직의 안정과 사기 문제, 그리고 법에 명시한 사유와 절차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집회 및 시위법 개정과 관련해선 "화염병 뿐 아니라 쇠파이프와 각목 등 위험 기물을 운반, 보관, 제조한 자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도록 강화돼야 한다"면서 "복면, 마스크를 쓰는 부분을 가중처벌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