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5년치 분석.."1만명 당 21명 꼴 마취 후 1주일 내 사망"

요즘도 가끔 발생하는 의료사고 가운데 하나가 마취 후 환자가 숨지는 것이다.

그만큼 마취사고는 병원 의료사고 중 사망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마취 후 사망률을 분석한 연구자료는 1976년 대한마취과학회지에 발표된 게 전부였다.

그 이후 30년간 마취 후 사망률에 대한 분석자료가 없었던 셈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병원에서 30여년 만에 마취 후 사망률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놔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안원식 교수팀은 지난 2000~2004년 사이에 이뤄진 병원 내 7만4천458건의 `마취과 수술 후 1주일 내 사망자료'를 분석한 결과 모두 155명(0.21%)이 숨져, 1만명당 21명의 사망 빈도를 보였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대한중환자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마취 후 사망률을 마취 종류별로 보면 전신 마취가 0.23%의 사망률을 보여 다른 마취 방법에 비해 사망률이 높았다.

부문 마취에 해당하는 척추 마취는 해마다 1명 정도씩 사망했다.

나이대별로는 1세 이하 영아에서 0.90%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였으며, 80대 이상 0.53%, 70대 0.40% 등의 순으로 사망률이 높았다.

반면 1~9세나 10~19세 사이의 사망률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았다
마취 후 1주일 내 사망률을 성별로 보면 남자가 0.29%, 여자가 0.13%로, 남자가 여자보다 2.24배 정도 높았다.

진료과별 마취 후 사망률은 ▲흉부외과가 소아 1.56%, 성인 0.77%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신경외과(0.46%) ▲소아 일반외과(0.39%) ▲일반외과(0.3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비뇨기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등의 사망률은 비교적 낮았으며, 안과는 수술과 중 유일하게 사망사고가 단 1건도 없었다.

마취 후 일별 사망률을 분석해보면 ▲마취 후 1일째가 0.05%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수술 당일0.04% ▲마취 및 수술 후 5~6일째 0.01%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마취 후 사망률은 응급수술이 0.97%, 정규 수술이 0.06%로 응급 수술의 마취 후 사망률이 정규 수술에 비해 약 15.6배 높았다.

수술 종류별로는 심혈관계 수술이 1.23%로 사망률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이 소화기계 관련 수술(0.46%), 신경계 관련 수술(0.45%) 등 이었다.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입원한 경우만 놓고 보면 사망률이 2.82%로 신생아 관련 질환(2.04%)보다 높았다.

마취 후 사망사고의 최종 사인으로는 ▲패혈증이 34건(21.9%)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수술 전후 저혈량증 21건(13.5%) ▲뇌손상 18건(11.6%) ▲급성 심부전 12건(7.74%) ▲급성 호흡 부전 6건(3.87%) 등으로 분석됐다.

안원식 교수는 "마취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행위로 그 필요성과 함께 마취 후 가능한 위험성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돼야 하고, 이를 위해 마취 후 사망률이 그 위험성의 한 척도로 사용될 수 있다"면서 "외국에서 마취 후 사망률에 대한 분석이 활발한 점을 볼 때 국내에서도 마취 후 사망률 뿐만 아니라 마취 관련 합병증과 이를 줄이기 위한 요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