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본회의서 인준안 만장일치 통과 … 빠르면 8월말~9월중 부임할 듯

한미 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처음으로 여성 주한미대사가 탄생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 상원이 캐슬린 스티븐스(한국명 심은경) 주한미대사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조만간 스티븐스를 주한미대사에 정식 임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스티븐스는 빠르면 8월말이나 9월중 한국에 공식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당국자는 "스티븐스 대사가 부시 대통령의 8월초 한국 방문에는 수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들도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대사가 한미 양국 정상회담에 배석하기로 돼 있는데다 스티븐스에 대한 아그레망 절차도 진행되기 전이라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수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스티븐스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 표결은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인준안 리스트를 제시, 반대가 있는지 질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이에 대해 아무런 이의가 제기되지 않아 인준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스티븐스는 1월22일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주한미대사 후보로 지명받아 4월22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스티븐스 대사 인준안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전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브라운백 의원이 제기해온 북한인권 문제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북한 인권문제를 북미 정상화 논의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다루겠다고 약속하면서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이미 예견됐었다.

그러나 그동안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부시 행정부에 북한 인권문제를 적극 제기할 것을 요구하며 인준에 반대, 본회의 인준투표가 미뤄져 왔다.

스티븐스는 1975년 충남 부여와 예산에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파견돼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한국 체류중 지난 1977년 주한미대사관에서 실시한 시험에 합격, 1978년 외교관으로 첫 발을 내디뎠으며 이후 주한미대사관과 부산 영사관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스티븐스는 이후 유고, 국무부 본부 유럽 및 영국 담당,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북아일랜드 총영사관 등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는 2005년 6월부터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로 임명돼 북한 핵문제와 한미관계 전반을 챙겼으며 최근까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선임고문으로 일해왔다.

스티븐스는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왔지만 이번에 주한미대사 지명자 후보로 지명된 이후 학원에 다니면서 집중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해왔고 김치를 직접 담글 수 있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남다른 이해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인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하나(제임스)를 두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