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받았다 25억은 돌려줘"..검찰 5억 행방 추적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에 대해 국회의원 공천 청탁 명목으로 30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 친인척이 비리 혐의로 사법처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우병우 부장검사)는 31일 "국회의원 공천을 받게 해 주겠다"며 공천 신청자로부터 3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김윤옥 여사의 사촌 언니인 김옥희(74)씨와 브로커인 또 다른 김모(61.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18대 총선 공천이 진행되던 지난 2-3월 김종원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에게 접근해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공천되게 해 주겠다"고 속이고 세 차례에 걸쳐 30억원을 수표 등으로 건네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 등은 이후 30억원 가운데 25억원을 김 이사장에게 돌려줬지만 5억원은 변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 등을 상대로 김 이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계좌추적 등을 통해 김씨 등이 돌려주지 못한 5억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검찰은 브로커 김씨가 김 이사장에게 대통령 부인 사촌인 김씨를 내세워 "국회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겠다"며 접근해 금품을 챙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실제로 돈을 받은 대가로 정치권에서 '공천 로비'를 벌였거나 대통령의 친인척으로서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김씨 등이 김 이사장의 공천을 청탁하기 위한 로비 등에 5억원 가운데 일부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들이 돈을 받은 사실만 확인됐으며, 이들이 김씨를 국회의원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노력을 했는지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브로커 김씨와 김옥희씨는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며 알게 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업체 사장인 김 이사장은 서울시 시의원 경력이 있고 2003년부터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난 대선 때는 '2007 대선 교통연대'라는 조직을 만들어 '이명박 지지'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8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공천 청탁과 함께 건넨 돈이 수십억 원대에 이른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김 이사장을 상대로 돈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은 2-3주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사건의 첩보를 입수해 '사건을 엄정히 처리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대검에 넘기면서 진행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차대운 기자 banana@yna.co.krsetuz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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