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높은 파도 5명사망.1명실종, 3가족10명 한때 고립
번개.돌풍 동반 최고 100㎜ 더 와 추가 피해 우려


7월 셋째 주말인 20일 태풍 '갈매기'로 지역에 따라 게릴라성 폭우가 계속되면서 피서객들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거나 실종되는가 하면 석축이 붕괴되고 차량 통행이 부분 통제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경기.인천.서해5도와 충남, 경남 일부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21일까지 번개와 돌풍을 동반해 최고 1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되고 서.남해안의 만조로 바닷가 저지대의 침수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 급류에 익사.고립 잇따라 = 태풍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계곡의 물이 갑자기 불어나거나 해수욕장에 높은 파도가 일면서 19일부터 이틀 동안 피서객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20일 오후 3시께 충북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 미호천 상류에서 강모(40) 씨가 집중 오후로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허우적거리던 아들(17)과 딸(11)을 구조하기 위해 뛰어 들었다 자신도 물에 빠졌다.

사고 직후 강 씨와 딸은 다른 피서객 신모(54) 씨가 던져준 구명 튜브에 의해 구조됐으나 강 씨의 아들은 실종됐다.

또 오후 1시10분께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부곡리 계곡(폭 10m)에서 물놀이하던 박모(54) 씨가 급류에 휩쓸리면서 물에 빠져 숨졌다.

오전 11시47분께는 충남 서천군 서면 도둔리 춘장대해수욕장에서 썰물에 떠내려 가던 튜브를 잡으려던 피서객 유 모(53.서울 강남구) 씨가 태풍으로 높아진 파도에 휩쓸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19일 오후 11시께 충북 영동군 심천면 기호리 금강 상류에서 다슬기를 잡던 김모(49) 씨가 물에 빠져 숨졌고, 오후 1시12분께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앞 바다에서 물놀이하던 중학생 G군(14.1학년)이 물 위에 엎드린 채 떠 있는 것을 친구들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19일 오후 1시30분께는 경남 사천시 향촌동 남일대해수욕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하던 강모(25.진주시 신안동) 씨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20일 낮 12시2분께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노일리에서 홍천강 물이 불어나면서 위모(27) 씨 등 3가족 10명이 고립됐다 출동한 소방구조대에 의해 1시간여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 침수 피해‥주택.농경지.지하주차장 = 20일 오전 7시40분께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모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주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19일 폭우가 내린 충북 지역에서는 저지대 주택을 중심으로 침수 피해가 잇따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촌동 5가구 등 20여 가구가 물에 잠겨 주민들이 인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고, 흥덕구 복대동의 한 기계공장이 물에 잠겨 8천여 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같은 날 오전 6시30분께 청주대교 인근에서 하상도로로 진입하던 차량 3대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침수됐고, 오전 7시께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주택 4가구와 서촌동 5가구 등 모두 9가구가 침수돼 주민들이 인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또 충남 지역에서는 공주시 우성면, 신풍면, 의당면 일대 농경지 33㏊와 보령시 천북면 일대 농경지 4㏊ 가량이 불어난 물에 침수됐고 공주시 우성면 일대 비닐하우스 등 시설 경작지 3㏊와 청양군 청양읍, 비봉면 일대 시설 경작지 0.4㏊도 100㎜ 이상의 많은 비로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 기타‥축대붕괴.낙석.교통통제 = 이날 오후 5시10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558 일대 빌라 신축 공사장에서 김모(42) 씨가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변압기 주변을 쇠봉(길이 6m, 직경 50㎝)으로 보강공사하기 위해 작업하던 중 감전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오전 10시께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 동서고속도로 공사장에서 폭우로 토사 11t이 인근 도로와 논, 밭에 유출됐고 오전 6시33분께는 화천군 하남면 거례리 407번 지방도 부다리 고개 정상에 낙석 70t이 도로에 쏟아져 4시간 가량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경기 지역에서는 이날 새벽 0시40분께 남양주시 수동면 입석리에서 석축이 붕괴돼 주민 3명이 긴급 대피했고, 오전 7시15분께 평택시 진위면 동천리의 한 건물 공사장에서 가로 20m, 세로 15m의 축대가 무너져 내렸다.

19일에는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의 둑 도로가 시간당 50㎜가 넘는 폭우로 25m 가량이, 상당구 율량동 한 아파트의 산책로도 20m 가량이 각각 유실돼 긴급 복구되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9시께 강원 삼척시 원덕읍 기곡리 인근 416번 지방도에 7t 가량의 낙석이 발생해 차량통행이 부분 통제됐고 앞선 오후 8시께는 강원 원주시 신림면 성남1리 인근 88번 지방도에 0.5t 가량의 낙석이 발생해 차량 통행이 한동안 통제되기도 했다.

(수원.춘천.진주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ljm70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