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후쿠다, 李대통령에 통보"…한국측 배려하는 내용일듯

독도의 영유권 문제가 걸린 일본 중학교 사회 교과서의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내용이 14일 공개될 예정이어서 독도 문제를 놓고 또다시 한일 양국간에 격랑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교육 현장에서 사실상의 지침서로 사용될 해설서가 한국의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어떤 식으로든지 침해하는 표현을 담게 될 경우 우리 정부는 물론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한국내 분위기를 의식,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측 명칭)의 영유권 명기 여부에 대해 한국측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표현을 검토하는 등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3일 "일본정부가 당초 방침대로 독도에 대한 기술을 포함시키되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표현은 피하면서 한국측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한 것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요미우리는 그동안의 조정을 통해 독도에 대해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표현하지 않는 대신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에 대한 기술에 이어 독도를 언급함으로써 영토 문제에 관한 수업에서 다룰 대상으로 제시한다 는 방향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방영토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인 쿠릴열도 최남단의 에토로후(擇捉), 쿠나시리(國後), 시코탄(色丹), 하보마이(齒舞) 열도가 현재 러시아 연방에 불법 점거돼 있다"고 기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도에 관해서는 북방영토에 이어 "한국이 다케시마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기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요미우리의 예상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표현 방식을 둘러싸고 막판 조정에 들어갔다"며 "일본 정부는 국내 여론을 주시하면서 한국측에도 일정한 배려를 하도록 표현함으로써 한일관계에 대한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라고 전해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교도(共同)통신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가 지난 9일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에서 가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해설서에 명기한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외상도 지난 8일 유명환 외교부장관과의 회담에서 일본 정부의 이같은 방침을 전달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해설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식의 표현이 담길지에 대해서는 조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 국회가 지난 11일 일본의 신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명기하는 것을 반대하는 결의를 채택한 이상 "일본으로서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이상 명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문부과학성은 자민당 우파 의원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2012년부터 적용될 중학교 사회 새 지도요령에 독도에 대한 일본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넣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그러나 새 지도요령 공표 시기가 지난 2월과 4월 한·일 정상회담과 겹치자 외교적인 파장을 고려, 지도요령에는 이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대신 지도요령 내용을 보충하는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명기키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이런 내용이 일본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한국측이 강하게 반발, 양국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한국은 주일대사관 등 외교라인을 풀가동해 일본측에 이런 방침의 재고를 요청해왔다.

이 대통령도 G8정상회의 때 후쿠다 총리에게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고 유명환 외교장관도 고무라 외상에게 역시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이런 상황들을 감안, 한일관계에 대한 배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자 총리실이 문부과학성, 외무성 등 관련 부처들과 협의를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부과학성이 14일 도도부현(都道府縣) 교육 관련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릴 중앙 설명회에서 독도 영유권에 관한 내용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 공개할지 주목된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최이락 특파원 lh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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