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의 무죄 평결을 참고해 무죄 선고가 난 사건이 항소심에서 처음으로 뒤집혔다.

그동안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사건 중 형량 판단이 잘못됐다며 파기된 적은 있어도 유.무죄 판단이 뒤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과도기적 형태이긴 하지만 배심원 평결이 권고적인 효력만을 지닌 현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고의영)는 4일 상해치사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43)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목격자의 진술이 약간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주요 부분에서는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적인 점 등에 비춰보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며 상해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사기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6월을 선고받았던 이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도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