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회 서울 국제주류박람회에는 15개국 160여개 업체가 참여해 무려 7000여종의 와인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은 와인이 '오늘의 스페셜 와인' 시음회에서 소개된 프랑스의 '콩테드 상파뉴 로제 1999'이다.

행사 둘째날인 9일 오후 1시30분에 한 병만 개봉해 30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던 30여명만 시음의 행운을 누렸다.

'콩테드 상파뉴'를 만드는 테텡제 와이너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북동 쪽으로 약 140㎞ 떨어진 상파뉴 지방 랭스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랭스 일대에서 생산된 샴페인을 깊이 10~20m에 총연장이 200㎞(서울~무주 간 거리)에 달하는 지하창고에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중 4㎞ 규모의 지하창고에 300만병의 샴페인을 저장하고 있는 테텡제는 1734년부터 300년 가까이 샴페인을 만들어 온 와이너리다.

하지만 테텡제라는 이름은 200여년이 지나서야 붙여진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이 지역에 주둔했던 군 장교 피에르 테텡제가 종전과 함께 포도밭 및 샤토를 구입하고 1930년대 들어 자신의 이름을 붙인 샴페인을 만들기 시작한 것.1932년 테텡제는 주재료인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 중 샤르도네 비중을 30%로 높여 맛이 부드럽고 중량감이 덜한 라이트-미디엄 보디로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콩테드 상파뉴'는 와인올림픽으로 불리는 영국의 '인터내셔널 와인챌린지'에서 2004,2005년 연속 금메달을 수상하며 명성을 과시했다.

에어프랑스,브리티시에어웨이 등 유수 항공사의 기내용으로 공급되며 국내 아시아나항공도 1등석 승객에게 1996년 빈티지를 서빙한다.

그랑 크뤼 포도원에서 직접 손으로 수확한 뒤 처음 압착해서 내린 깨끗한 주스만을 사용,4년간 침전물과 함께 병내 숙성 후 출고한 '콩테드 상파뉴 로제 1999'는 미국 와인전문지 와인스펙테이터가 '우아함의 극치',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지가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와인'이라고 극찬했다.

'와인의 황제'로 불리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94점을 줬다.

가격 65만원.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