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교체폭 1~2명 소폭…연말 대폭 인사說

임원 승진규모 전무ㆍ부사장 승진 최소화할듯

옷벗는 임원은 예년보다 줄어들수도


삼성그룹이 특검수사 때문에 미뤘던 사장단 및 임원 정기인사를 이르면 이번 주중 실시한다.

이건희 회장의 일선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등 큰 변화가 예고된 만큼 이번 인사에 쏠리는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크다.

전문 경영인체제를 이끌 계열사별 경영진 윤곽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사장단 교체 폭은?

사장단 인사와 관련한 삼성그룹의 공식 입장은 특검수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한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황태선 삼성화재 사장의 후임을 정하는 수준에서 최소폭으로 실시한다는 것이다.

쇄신안 발표 직후에는 해체 예정인 그룹 전략기획실의 고참 부사장들이 이들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로 옮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최근 그룹 고위 관계자는 "전략기획실 소속 부사장들이 계열사 CEO로 갈 가능성은 1% 미만"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의 CEO는 내부 승진 또는 대행체제로 유지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삼성화재 삼성증권의 현 부사장급이나 금융 소그룹 내 금융통이 차기 CEO 또는 대표이사 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가 소폭으로 실시될 경우 연말 또는 내년 초에 대폭의 사장단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한 뒤 내년 초 대대적으로 사장단을 교체해 조직 쇄신을 꾀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고참 계열사 사장들이 연말께 후배들에게 길을 터준다는 명목으로 자진 사퇴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임원 승진 규모는?

삼성그룹은 매년 400명 이상의 임원들을 승진시켜 왔다.

특히 2005년부터 3년간 450명이 넘는 대규모 승진인사를 했다.

임원 승진인사 규모에 대해 삼성그룹은 "예년과 비슷한 규모(400명 이상)가 될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승진인사 규모가 400명에 못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매년 대규모 승진인사를 거듭하면서 인사적체가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부사장급은 현재 그룹 전체적으로 100여명에 달하고 매년 20명 이상이 부사장으로 승진한다.

계열사 사장 자리가 제한된 가운데 차기 CEO 후보군만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45명의 부사장 가운데 3년 이상 된 이들이 20여명에 달할 정도다.

이 때문에 올해는 신임 상무보나 상무 승진은 예년 수준으로 실시하되,전무와 부사장 승진은 최소화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퇴직임원 폭은 얼마?

승진인사와는 별개로 기존 임원 퇴직처리를 어떻게 할지도 관심이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매년 임원 승진자의 3분의 1가량에 해당하는 기존 임원들을 퇴직 처리했다.

문제는 예년과 달리 올해 인사시기가 늦어지면서 퇴출 임원대상을 정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사고과 집계가 끝나는 1월 초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지금은 임원들이 주어진 업무를 맡아 한창 추진하고 있는 때"라며 "계열사별로 퇴출 임원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예년보다 퇴출임원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회장의 세 자녀 승진할까?

삼성그룹 3세들의 승진 여부도 주된 관심사다.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전무로 승진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 전무의 거취는 보직을 바꾸는 선에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의 승진 가능성은 높다.

호텔신라 경영전략담당 상무로 재직 중인 이부진씨는 2004년 1월 상무보 승진에 이어 2005년 상무에 올랐다.

이서현씨도 2005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상무보로 승진했다.

통상 삼성그룹에서 상무보→상무 승진은 3년,상무→전무 승진은 3년이 걸린다.두 사람 모두 승진연한을 꽉 채운 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