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보다는 나아졌으나 광주에 오면 여전히 차타기가 겁납니다."

경기도 과천에서 자영업을 하는 고승택씨(48)는 광주만 오면 심신이 지친다고 토로했다.

거래처 방문차 일년에 한두 번 광주를 찾는 그는 운전자들의 잦은 과속과 끼어들기,보행자들의 무단횡단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고씨와 같은 외지인을 통해 투영된 광주의 교통문화는 대개 부정적인 것이 주류를 이룬다.

이처럼 잘못된 교통문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광주지역 치안협의회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광주지방경찰청과 시청 교육청 노동청 상공회의소 시민단체 종교단체장 등 지도층 인사가 망라된 지역치안협의회는 법질서 확립 등 지역의 공동현안을 함께 풀어가기 위해 지난 3월 발족한 기구다.

지역치안협의회가 유독 교통문화 개선에 중점을 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달 말 전국소년체전에 이어 10월 장애인 체전 등 굵직굵직한 행사들이 광주에서 열린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성숙한 교통문화 등을 통해 깨끗하고 질서있는 광주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데 지역민 모두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사고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 지역 경제에 활력을 보태자는 목적도 있다.

부상,사망,시설물 파손 등 교통사고에 따른 광주시의 사회적 지출은 연간 1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매년 7000억~8000억원에 이르는 교통혼잡 비용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사고 예방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경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원활한 교통흐름으로 물류비용도 줄여 지역경제 부양효과도 기대된다.

광주경찰청은 올초 계도기간을 거쳐 지난 4월21일부터 교통법규위반 집중단속에 돌입했다.

오는 5월21일까지 한 달간 교통위반 행위 중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신호위반행위를 집중단속한다.

또 5~6월 무단횡단,6~7월 안전띠 미착용 등 월별 테마별 단속을 실시한다.

계도 및 단속에는 기존 인력보다 3배나 많은 500여명의 인원이 대거 투입되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특히 관내 5개 경찰서별로 상습위반지역 3군데씩 모두 15곳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서구 풍금사거리와 남구 백운사거리,광산구 월곡사거리 등은 경찰이 법규위반 행위가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단속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곳이다.

풍금사거리와 백운사거리는 불법주정차로 유턴을 방해하고 신호위반이 잦은 곳이며 월곡사거리는 불법주정차가 교통흐름을 상습적으로 방해하는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청은 선진 교통문화 확립에 대한 시민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 각종 매체나 기업체 학교 방문 질서교실 운영 등 홍보활동에도 치중하고 있다.

특히 관주도 홍보교육에 대한 일부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시민ㆍ종교단체와 연계한 의식전환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광주시도 모두 10개 구간 29㎞를 불법 주정차 없는 시범거리로 지정하고 단속과 계도를 병행하고 있다.

이곳에는 시민들로 구성된 시범거리운영반 교통감시단이 편성돼 운영 중이다.

또 노인단체들의 협조를 받아 '어르신 불법주정차 계도반'도 오는 10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박광태 지역치안협의회장은 "선진 교통질서의식 확립은 시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2013년 유니버시아드 유치에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시가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위상을 심어나가기 위해서도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