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받는 최초의 선물은 이름이다.

불리는 이름대로 살아가고,평생 동안 이름을 명예롭게 하려고 노력한다.

다양하게 명명된 보석의 이름을 보면 그 보석의 특징을 알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누구에게도 정복되지 않겠다'는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했다.

루비는 '빨간색'을 뜻하는 라틴어 루브럼(Rubrum)에서 탄생했고,사파이어는 '파란색'을 의미하는 사피루스(Sapphirus)에서 왔다.

이렇게 다이아몬드의 단단함,루비나 사파이어의 강렬한 색감을 통해 이름 붙여졌다.

보석 이름 가운데 은행가 이름을 딴 보석이 있다.

'모거나이트'(Morganite)가 그 주인공이다.

핑크 에메랄드로 핑크색을 띤 살구빛이 매우 아름답다.

베릴(Beryl)이라는 광물의 변종으로 녹색 에메랄드의 형제요,푸른 바다빛 아쿠아마린의 자매다.

미국의 저명한 금융가 J P 모건은 살아생전 보석과 광물을 열정으로 수집하는 컬렉터였다고 한다.

1000점이 넘는 그의 수집품은 현재 뉴욕 자연사박물관에 보관·전시 중이다.

20세기 초 모거나이트가 미국 캘리포니아 팔라광산에서 발견됐고,1911년 미국 보석상 티파니의 보석전문가 조지 쿤츠가 그의 최고 고객이던 J P 모건을 찾아가 "이 아름다운 핑크색 보석에 당신의 이름을 붙이겠다"며 구매를 권유했다.

그 뒤로 이 핑크빛 보석의 이름은 사람이름 '모건'과 돌을 상징하는 '나이트'가 합쳐져 모거나이트가 됐다.

처음으로 발견된 보석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겠다니 안 살 수 없지 않은가.

그 뒤 모거나이트는 에메랄드,아쿠아마린과 더불어 베릴(Beryl)계 광물을 대표하는 최고의 보석이 됐다.

모거나이트의 핑크빛은 여성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색상이다.

어느 피부색이든 부담스럽지 않게 잘 어울리고,부드러운 살구색의 핑크빛 때문에 미국에서는 어머니의 보석으로 사랑받고 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가라앉혀주고 들뜬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보석 치료에도 많이 사용된다.

모거나이트의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색상과 연마 상태.비교적 큰 크기로 장신구를 만들기 때문에 색상이 온전하게 선명한 살구색 핑크빛이어야 하고,연마의 정확성과 섬세한 면 구성이 중요하다.

주요 산지는 브라질,나미비아,파키스탄이지만 최고의 품질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생산된다.

모거나이트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밝게 빛나는 보석이면서도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색감은 이 보석의 또 다른 일면을 느끼게 한다.

최고급 로즈와인의 색상을 가진 모거나이트는 경박하지 않게 즐거운 중년의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을 보는 듯하다.

보석디자이너/쥬얼버튼 대표 ejoqueh@jewelbutt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