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후 국내 이혼 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인과 외국인 배우자의 이혼은 오히려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 건수는 지난해 40% 이상 급증했으며,이들 부부 10쌍 가운데 8쌍은 동거 기간 4년 미만 신혼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는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과의 이혼이 전체 한국인과 외국인 이혼 건수의 절반에 육박했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7년 이혼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12만4600건으로 2006년 12만5000건에 비해 400건(0.4%) 줄었다.

전체 이혼 건수는 2003년 16만7000건을 정점으로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와 반대로 2003년 2164건이던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 건수는 해마다 급증세를 보여 지난해엔 2006년(6280건)보다 40.6% 늘어난 8828건에 달했다.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3년 1.3%에서 지난해엔 7.1%로 급증했다.

외국인 배우자의 성별로 살펴보면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부인과의 이혼이 5794건으로 한국인 부인과 외국인 남편의 이혼(3034건)을 크게 앞섰다.

이번 통계에서는 이혼에 이른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동거 기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동거 기간별로는 4년 미만인 경우가 7060건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부인의 이혼에서는 전체의 90%가 결혼 4년 이내일 정도로 결혼 초기 파경에 이르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는 한국인 남편과 이혼한 외국인 부인의 경우 중국이 3665건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895건) 필리핀(220건) 일본(219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인 부인과 이혼한 외국인 남편은 일본(1650건) 중국(649건) 미국(259건) 등의 순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 급증은 자녀 양육 등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다문화가정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전체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