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에서 30대 남자로부터 상습성폭행을 당한 여고생이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는 협박 등을 견디지 못하고 음독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산경찰서는 여고생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로 김모(33)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여고 2학년인 A양 부모와 10여년 전부터 직장 일로 알고 지내던 김씨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A양과 중학생인 A양의 여동생, 동생 친구 등을 모두 10여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A양 부모가 출근한 틈을 이용해 집으로 찾아가 흉기로 A양 등을 위협해 성폭행했으며 밤 늦은 시간에도 전화를 걸어 "나오지 않으면 가족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해 A양을 불러냈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의 협박과 성폭행이 계속돼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한 A양은 지난달 중순께 약을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동생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김씨는 그러나 흉기를 들고 병원 앞까지 모녀를 찾아와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딸의 자살 기도로 성폭행 당한 사실을 알게된 A양의 어머니는 지난달말 서울 서부경찰서에 찾아가 상담을 받고 수사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관할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건을 일산경찰서에 의뢰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양 어머니는 "가해자가 일산에 살기 때문에 일산으로 가면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서부경찰서는 관할지역이 아니라 사건을 맡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당시 상담을 진행했던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피해 당사자인 학생이 빠른 사건 처리를 원했고 이를 위해 일산경찰서에서 조사받기를 원해서 일산경찰서 담당자를 소개시켜 줬다"고 밝혔다.

A양 어머니의 신고로 일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인 결과, 김씨는 이미 불법으로 자동차를 구입해 가짜 번호판을 달아 몰고 다닌 혐의(장물 취득 등)로 체포된 상태였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김씨가 장물로 취득한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다른 부녀자를 성폭행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양은 현재 전문기관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으며 가족들은 불안감 때문에 거주지를 옮긴 상태다.

(고양연합뉴스) 강병철 김세영 기자 soleco@yna.co.krthedope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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