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상습성폭행으로 10년 복역후 2년전 출소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을 수사 중인 수사본부는 31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이모(41) 씨를 검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8시30분께 서울 대치동의 한 사우나에서 검거된 이 씨는 애초 우발적으로 폭행했다고 말했으나 경찰 조사에서 성 범죄 목적으로 접근했다고 실토했다.

◇ 범행 과정과 검거 경위 =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동거녀와 살고 있는 이 씨는 26일 집 근처에서 술을 마신 뒤 어딘가를 가기 위해 수서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도중에 잠이 든 이 씨는 종점인 대화역까지 오게 됐으며 술을 깨기 위해 근처 공원에 가다가 A(10) 양이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을 느꼈다.

이 씨는 A 양을 혼내주기 위해 따라가다 만취한 상태에 성폭행 하기로 마음 먹었으며 이날 오후 3시44분께 저항하는 A 양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 씨는 A 양이 비명을 지르자 발각될 것을 우려해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와 오후 4시15분께 대화역 승강장에 도착해 지하철에 탑승, 다시 수서역에서 내렸다.

30일부터 수사본부를 꾸리고 탐문수사를 벌였던 수사본부는 대화역 CCTV에 찍힌 이 씨가 수서역에서 하차한 사실을 해당 역 CCTV를 통해 확인, 그 일대 상점 등을 상대로 집중 탐문수사를 벌여 용의자를 특정했다.

수사본부는 탐문수사에서 용의자가 대치동의 한 사우나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 발생 5일만에 검거, 일산경찰서로 압송하면서 범행 동기 등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를 벌였다.

수사본부는 이 씨의 집에서 범행 당시 입고 있던 옷과 모자 등을 증거품으로 압수했다.

◇ 범행 동기와 혐의는 = 이 씨는 처음 경찰에 우발적으로 A 양을 때렸다고 진술했으나 본격적으로 조사가 시작된 지 1시간 여만에 성범죄가 목적이었다고 자백했다.

주정식 형사과장은 "성추행이나 성폭행하려고 했었느냐는 질문에 이 씨가 그렇다고 인정했다"면서 "아파트 밖으로 끌고 나와 성폭행하려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애초 이 씨는 "초등생이 소리질러서 무서워서 때렸고 성폭행이나 납치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이 씨가 미성년자를 수 차례 상습적으로 강간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산 뒤 2년 전에 출소한 전과를 갖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여죄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박학근 수사본부장은 "폭력 혐의로 체포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혐의가 바뀔 것"이라고 말해 납치미수 및 성범죄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수사본부는 이 씨의 정확한 범죄 경력을 조회 중이며 이 씨에게 정신 병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사건은 = 이 씨는 26일 오후 3시44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모 아파트의 3층 엘리베이터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A 양을 흉기를 들이대고 납치하려다 반항하자 무차별 폭행하고 달아났다.

경찰은 일단 이 씨를 폭행 및 성폭행 미수 혐의로 1일 오전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이 씨의 진술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는 한편 여죄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찰은 납치가 아닌 단순폭행 사건으로 상부에 보고해 늑장.축소 수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김도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